[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56)

hap·py [hǽpi] ɑ. 행복한 & sad [sæd] ɑ. 슬픈  
어떤 감정이든 몬딱 지나간다
(어떤 감정이든 모두 지나간다)

happy의 어근(語根)인 hap-의 어원적 의미는 ‘운(運:chance/fortune)’이며, 이 hap-에서 나온 낱말들이 mishap ‘불운한 일’, happen ‘우연히 일어나다’ happening ‘사건/사고’ 등이다. 따라서 happy의 어원적 의미는 ‘우연히 일어난 일시적 감정’ 정도로 볼 수 있다. 한편 happy의 반대말인 sad의 어원적 의미도 원래는 긍정적(positive) 감정으로서의 ‘만족한(=satisfied)’이었다. 처음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 모두 충족되어 만족한 상태에 있는’이란 뜻이었는데, 사람이 일단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모두 성취하고 난 다음에는 허무감(vanity)에 빠지고 의욕(motivation)을 상실하기 일쑤여서 ‘슬픈’으로 의미전환(shift of meaning)이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happy와 sad는, 기쁜 감정이든 슬픈 감정이든 모든 감정들이 지나가는 일시적(momentary) 감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일출의 장엄함이 아침 내내 계속되진 않으며
비가 영원히 내리지도 않는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한밤중까지 이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땅과 하늘과 천둥,
호수와 산과 물,
이런 것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만일 그것들마저 사라진다면
인간의 꿈이 계속될 수 있을까.
인간의 환상이.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당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라.
모든 것은 지나가 버린다.                   

- 세실 프란시스 알렉산더의 ‘모든 것은 지나간다’ -

사람들은 대개 즐겁고 행복한 감정(emotion)은 마음껏 누리려고 하지만 불쾌한(unpleasant) 감정은 회피(evasion)하거나 외면(avoidance)하려 한다. 하지만 즐거운 감정이든 불쾌한 감정이든, 감정이 뇌(brain)에서 발화하여 혈류를 통과하여 소멸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0~90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간의 감정은 그만큼 일시적이기 때문에 어떤 감정이든 온전히(wholly) 받아들여야 하며, 그 짧은 시간동안 감정의 파도(wave of emotion)를 타고 자연스럽게 흘러야만 잠시 흔들렸던 중심을 되찾고 차분한 마음(calm mood)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된다.” 심리학자 조앤 로젠버그의 말이다.

순간순간 닥쳐오는 상황(situation)에 따라 감정이 변화하는 모습을 ‘일희일비(一喜一悲)’라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순간적으로 ‘좋아했다’, ‘슬퍼했다’를 반복하면 오래 살 수가 없다고 한다. 그건 감정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감정에 휘둘리면서 마음의 건강을 탕진(waste)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게 본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일어나는 것이므로, 인생을 멀리 보면서 지금의 기쁨에 마음을 놓지도 말고 지금의 슬픔에 연연하지도 말라는 뜻으로 “일희일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즐거운 감정이든 불쾌한 감정이든, 감정이 뇌에서 발화하여 혈류를 통과하여 소멸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0~90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부정적 감정과 마주할 때면 모든 감정은 금방 지나간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요즈음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특히 슬픔(sorrow), 분노(anger), 실망(disappointment), 좌절(frustration) 등과 같은 부정적(negative) 감정들과 대면(meet face to face)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때면, 모든 것이 지나가듯 모든 감정도 금방 지나간다는 사실을 떠올리도록 하자.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여야만 하듯이, 우리에게서 일어나는 부정적 감정들마저도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하자. 그런 불편한(uncomfortable) 감정들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현명하게 대처(handle)해야만 우리가 원하는 걸 추구하고 이루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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