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의미와 과제] 제주도민 선택 우선...찬반단체, 제주도-의회 여론조사 결과 수용

[그래픽디자인=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결과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 민심은 '반대'로 나타났다. [그래픽디자인=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도에서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따른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제출 시,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의견수렴 방안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제주도민에게 공식 공표한바 있다 . 

제주 제2공항 도민여론 조사 결과는 '반대'가 우세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찬성 44.1%, 반대 47%로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가 2.9%p 높았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선 찬성 43.8%, 반대 51.1%로 오차범위를 벗어나 반대가 7.3%p 높았다. 

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은 5년 이상 제주 사회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2015년 11월10일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 성산읍 지역을 발표하면서 제주사회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제주공항 인프라확충은 도민숙원사업이었지만 국토부가 제2공항 예정지로 성산읍 지역을 발표하면서 반대운동이 본격화됐다

당장 오름과 동굴, 철새도래지 파괴 등 환경훼손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공항예정지에 포함된 온평-신산-수산-고성-난산리 등 5개 마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성산읍 부지가 발표된 이후 기재부는 제2공항 예비타당성 조사를 곧바로 실시했고,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밟으면서 제2공항 문제가 제2의 강정해군기지 사태로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성산읍 반대대책위가 만들어지고, 제주지역 시민사회가 가세하며서 본격적인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과정과 입지선정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주 제2공항은 강경 드라이브 기조에서 변화, 도민의견수렴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1월19일 '2019년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힘들다. 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며 도민 선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부터 정부는 반대단체와 본격적인 대화를 가졌다. 국토부는 반대단체와 제2공항 입지선정 부실 의혹을 밝힐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검증할 검토위원회를 2018년 12월까지 5개월 동안 가동하기도 했다. 또한 제2공항 쟁점해소를 위해 3차례 비공개 토론회와 4차례 공개토론회,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보고서에 대한 '끝장 토론'도 벌어졌다.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쟁점해소 공개토론회, ADPi 보고서 끝장토론을 국토부와 반대단체가 진행했지만 평행선이었다.

지난해 9월15일에는 국토부와 제주도, 제주도의회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겠다고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국토부가 도민의견수렴을 요구하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제주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를 통해 도민의견을 수렴하기로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 요지는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도민 의견수렴을 위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여론조사는 전체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와 별도 성산읍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를 실시한다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다 △도민의견수렴 후 제주도와 도의회는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 △제주도와 의회는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갈등해소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한다 △여론조사를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한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관별로 2명씩 추천한다 등이다. 

당초 이번 여론조사는 2021년 1월11일까지 완료하기로 했지만 '안심번호'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3기관인 언론사에 여론조사를 맡기기로 합의했다.

만 5년 이상 제주사회 최대 현안이자 갈등이 커져온 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를 여론조사를 통해 도민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이제 제주도와 도의회는 합의문에 서명한 것처럼 제주 제2공항 관련한 도민의견수렴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하고, 더 이상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 

찬성과 반대 단체도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도민사회의 갈등을 종식해야 할 때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정청이 합의한대로 도민의견수렴을 통해 제주도민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반대'라는 분명한 입장을 선택했다. 

국토부도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따른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제출 시,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신속하게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국책사업인 제주 제2공항의 추진 부처인 국토부가 도민의 제2공항 반대 민심에 따라 발빠른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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