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 모습. 제공=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 모습. 제공=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회장 안정업)가 주최하는 ‘제22회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가 28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칠십리 시공원’에서 열린다.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는 2000년부터 매년 2월 마지막 날마다 여는 문화 행사다. 한반도의 봄이 대한민국 최남단 서귀포에서 시작됨을 알리고, 예향 서귀포의 아름다움을 전국에 소개하는 목적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했으나 올해는 영상 촬영과 비대면으로 치룰 계획이다. 한기팔 시인의 취지문 낭독을 시작으로 김용길 시인의 영춘시 ‘봄맞이 노래’ 낭독, 다온무용단의 ‘탐라의 향기’ 공연 등이 펼쳐진다.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 모습. 제공=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 모습. 제공=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이어 오승철 시인의 시 ‘닐모리 동동’을 김영범 씨가 노래로 부르고, 윤봉택 시인의 시 ‘그날에’를 조승훈 시인와 김동준 씨가 기타 연주와 함께 들려준다. 문상금 시인, 정영자 수필가 등 여러 시인들도 봄 여는 시를 낭송한다. 우천 시에는 영상 촬영 후 유튜브로 올릴 예정이다.

행사가 끝나면 서귀포문학관 건립사업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윤봉택) 첫 회의가 열린다. 

봄맞이 노래
김용길

친구들이여, 오라 봄나들이 가자
 
겨우내 얼었던 땅 풀리고
새순 올라오는 기운을 받으며
올렛길 돌아
칠십리 한바퀴 돌아보자

저 바다 건너
해풍에 실려오는 물결소리 들으며
우리도 덩달아 장단 맞추듯
봄맞이 노래를 불러보자

지난 겨울은 혹독했고
길기만 하였다
한서리 추위보다
더 무섭고 암울했던 위기와 불안의 날들
아직도 그 시련의 날들은 가시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겨낼 수 있으리
이제 봄날이 지나면 풀릴 것이러니
기대와 앙망(仰望)의 날들
인내의 뿌리를 걷우고
새순을 피울 수 있으리니

친구들이여, 오라 봄날의 마당으로 오라
이제는 얼굴 가리던 마스크를 벗고
환한 웃음으로 악수를 나누자
눈빛으로 인사를 나누자
마음은 서로 통하는 것
새 활력의 마음으로 서로 안부를 나누자

서귀포칠십리 발길 닿는 곳
저 유채꽃 향기같은 햇살을 받으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소풍나온 아이들처럼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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