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환 의원 “제주대병원 지난 한라산까지 가야하나” 원도심 이전 필요성 제기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위쪽에 위치한 제주의료원을 시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의료원이 처음 자리를 틀었던 삼도동으로 원대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경생 원장도 사견임을 전제로 “100% 동의한다”고 밝혀, 제주도의 정책결정 여부가 주목된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 더불어민주당)은 2월24일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 및 제주의료원 소관 2021년도 주요업무 보고에서 아라동 소재 제주의료원 이전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제주의료원은 현재 예술공간 ‘이아’로 활용되고 있는 삼도동 옛 제주대병원 부지에서 1912년 전남 제주자혜의원으로 진료를 개시한 후 제주도립병원→제주의료원으로 2001년까지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2002년 현재의 아라동으로 이전했다.

홍명환 의원. ⓒ제주의소리
홍명환 의원. ⓒ제주의소리

홍명환 의원은 “의료원이 지금의 아라동으로 이전하면서 시민들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병원이 반신불구가 되어버렸다”며 “서귀포의료원의 경우 연간 외래환자가 25만명이 되는데, 제주의료원은 8천명 밖에 안된다. 최소한 진료 파트만이라도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도심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에 오경생 제주의료원장이 “9월 목표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하자, 홍 의원은 “사실 답은 다 나와 있다. 다른 곳 찾을 것 없이 원래 자리(삼도동)로 돌아가면 된다”며 오 원장의 견해를 물었다.

오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100% 동의한다. 하지만 의료원 이전과 관련해서는 제주도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정책결정은 제주도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 의원으로부터 ‘제주의료원 이전’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받은 임태봉 보건복지여성국장은 “급성기 병원 관점에서 접근하면 경영적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공공병원 성격으로 간다면 현 체제에서 조금 더 보강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은 맞다. 깊이 있게 고민을 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홍 의원은 “제주의료원 이전은 심각하게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본다. 제주대병원을 탄생시키기 위해 헐값에 팔았다”면서 “제주대병원이 아라동으로 이전한 만큼 이제는 시민들에게 공공의료서비스 차원에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시민들이 제주대병원을 지나 한라산까지 가야 하겠나. 정책결정권자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삼도동으로) 원대 복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도심이 죽어가고 있다. 도심으로 빨리 이전해야 감염병 전문병원도 유치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타 지역 종합병원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삼도동으로 원대 복귀하는 방안에 대해) 국장이 직접 지사에게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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