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A씨, 은행 대출·이사 준비 중 ‘날벼락’ 

당첨자 선정 착오로 당락이 하루아침에 뒤바뀐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안 10년 공공임대주택 ‘제주 첨단 리슈빌’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의소리] 독자 A씨는 당초 공공임대주택 발표 당첨자로 22일로 예정된 계약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알아보고 이사를 준비하는 등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계약을 며칠 앞둔 19일 주택관리공단 JDC첨단리슈빌관리소에서 추첨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재추첨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당황한 A씨는 곧바로 전화를 걸어 공공기관에서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지만 죄송하다는 답변을 듣게 된 것 말고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22일 재추첨은 이뤄졌고, A씨는 기존 당첨에서 떨어져 예비순위로 밀려났다. 

A씨는 [제주의소리] 제보를 통해 “프로그램을 돌리기 전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먼저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결과도 한 번 더 확인하고 공지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관리소 측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렇다’고 대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더 정확히 확인해야 했다. 한순간 당첨에서 탈락한 어머니는 이사 문제 때문에 염려하고 우울해하고 있다”며 “JDC도 제대로 된 사과 없이 관리사무소 직원들 뒤에 숨어 미안하다는 표면적 사과만 한다. 이게 공공기관이 서민을 대하는 태도인가”라고 비판했다. 

제주시 영평동 첨단과학기술단지에 들어선 'JDC 제주첨단 리슈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시 영평동 첨단과학기술단지에 들어선 'JDC 제주첨단 리슈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취재 결과 실수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전산 추첨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별공급 가점 항목을 지우지 않은 한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사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공급 가점 항목을 지운 채 추첨을 진행해야 했지만, 담당 직원이 본 추첨에 앞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난 뒤 특별공급 가점 항목을 지우지 않아 가점이 그대로 반영돼 잘못된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JDC제주첨단리슈빌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여러 차례 프로그램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한 실수다. 시험 추첨 이후 처음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특별공급 가점 항목이 적용된 채로 프로그램이 세팅됐고, 그대로 추첨을 진행하게 돼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당첨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사과하고 상황을 설명한 뒤 재추첨을 진행했다. 아직 재추첨한 지 3일밖에 안 돼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수 직원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이 아니라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든 일이 끝난 뒤에 결정될 것 같다. 징계위도 중요하지만, 재발 방지 등 사후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징계가 이뤄진다면 본사 차원에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16일 JDC는 주택관리공단 자체 전산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입주자모집 지원자 121명 가운데 잔여 15세대와 예비입주자 42세대에 대한 당첨자를 선정해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발표 직후 지원자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90년대생이 당첨과 예비입주자 명단에 없어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며칠 뒤인 지난 19일 주택관리공단은 업무처리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실수를 인정, 사과문을 게시하고 재추첨 결정을 알렸다. 

재추첨은 지난 22일 오전에 이뤄졌으며, 잔여 세대 당첨자 15명 가운데 5명의 운명이 뒤바뀌었다. 

이와 관련해 주택관리공단 제주지사는 당초 전산시스템 오류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가 다시 직원의 업무처리 실수였다고 번복한 바 있다.  

주택관리공단 제주지사 관계자는 “전산추첨 과정에서 직원의 업무처리 착오에 의한 실수가 있었다. 이번 문제로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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