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술사 수작, 6~7일 서울서 연극 ‘아일랜드 조르바’ 공연

‘제주4.3 당시 끔직한 학살의 중심에 있었던 서북청년회는 지금 어디에서 어떤 얼굴로 살고 있나.’

이 같은 질문을 그리스 옛 소설을 통해 고찰해보는 연극이 서울에서 열린다. 연극술사 수작의 ‘아일랜드 조르바’다. 작 유현, 연출 명가윤.

아일랜드 조르바는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1946년작 장편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일부 각색했다. 연극은 전쟁에서 수많은 살인과 온갖 악행을 저지른 인물 ‘알렉시스 조르바’에 주목한다. 동시에 4.3 당시 제주도민들을 상대로 온갖 끔찍한 폭력을 자행한 서북청년회도 조명한다.

제작진은 “우리는 잔인한 역사 속의 가해자를 찾으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의도는 잔인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 철저히 무기력했던 개인의 기록을 좇아간다. ‘조르바’와 ‘서북청년회’의 대척점 사이의 공간에서 새로운 사유의 시선을 찾으려는 항해”라고 소개한다.

특히 “잔인한 모순을 배척하거나 망각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삶 안에서 용서를 찾고 조화를 실천하려는 붓다의 실천적 삶을 선택한 야생인간. 그의 영혼의 투쟁 속에서 제주4.3을 반추하며 뼈아픈 역사의 실천적 해법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고 덧붙인다.

출연진은 김민혜, 조석준, 이동건, 신소영, 홍지인, 김민규, 양승한이다. 

명가윤 연출은 소개 글에서 “개인의 선택과 행동은 결국 사회의 선택이자 사회의 행동으로 옮아간다. 그러므로 한 인물의 행동을 되짚어 보는 일은 그 사회를 되짚어 보는 일이며, 앞으로 또 있을지 모르는 상처에 대비하는 일”이라며 “같은 상황, 다른 행동을 선택한 두 인물을 바라보며 메토이소노(Metoisono·聖化), 인간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본다”고 밝혔다.

메토이소노는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 등장하는 용어로 '거룩하게 되기'라는 뜻이다.

공연 일정은 6일 오후 4시, 7일 오후 3시다. 장소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다. 

아일랜드 조르바는 일종의 인큐베이팅 공연이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다양한 무대에서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제주 공연도 구상 중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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