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 반려견 문화부터 장애아 돌봄까지...주민 참여로 다져진 혁신활동

28일 진행된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 '사업 참여자 네트워크 모임'. 반려인 문화, 장애아 돌봄, 유아 놀이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주민들이 직접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들이 공유됐다. ⓒ제주의소리
28일 진행된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 '사업 참여자 네트워크 모임'. 반려인 문화, 장애아 돌봄, 유아 놀이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주민들이 직접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들이 공유됐다. ⓒ제주의소리

리빙랩(Living Lab)은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행정이나 전문가가 끌고 가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들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한다.

이는 시민 참여를 통한 혁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최근 흐름과도 밀접하다. 주차, 에너지, 놀이터, 시니어,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주제로 리빙랩 프로젝트가 전국 곳곳에서 닻을 올렸다.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각종 프로젝트도 이와 밀접하다. 주민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체들의 활동을 연결하는 시도였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은 이 과정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28일 마지막 순서로 사업 참여자 네트워크 모임이 진행됐다. 제주생활공론, 제주생활탐구 참가자들의 그 동안 진행 과정과 결과를 공유했다. 

오멍가멍 팀은 펫티켓에 주목해 ‘물부엉가개’ 캠페인을 전개했다. 반려견이 산책 중 마킹을  위해 소변을 본 뒤 별다른 청소 없이 떠나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했다. ‘모두의 즐거운 산책을 위해 물 한 모금을 붓자’는 취지의 안내문을 생수에 걸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해 배포했다. 1/3은 ‘마킹한컵’, 1/3은 ‘반려견한컵’, 나머지 1/3은 ‘나한컵’과 같은 문구를 통해 반려인들의 동참을 유도했다.

전현직 특수교사와 도립현악단원이 모인 프로젝트 쓰리고는 장애아 부모들을 위해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양한 공적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가정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상황을 발견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가정 밀착형 서비스’의 필요성을 발견했다. 공적서비스를 연결하고 선생님들이 학생을 찾아가는 방식 등을 통해 제주 곳곳에서 ‘이음’이 필요하다는 시사점도 던졌다.

별난고양이 꿈밭 사회적협동조합은 발달장애 초등학생의 건강한 방과 후 활동에 주목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교와 복지관이 닫으면서 발달장애인 아동이 있는 가정의 상황이 심각해진 것이다. 돌봄 부재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머리를 모아 워크숍과 모의 돌봄을 진행했다. 제주 발달 장애 아동이 이용가능한 돌봄 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도 연구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였다.

20년 이상 꾸준한 모임을 이어온 유아교육 전공자들이 협업한 열두걸음 팀은 제주설화를 즐기는 바닥놀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어린 나이부터 아이들이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던 이들은 ‘아이들을 몸으로 뛰어 놀게 만들어 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다양한 놀이활동과 인형극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재밌게 놀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전달했다.

다양한 주체들이 직접 생활 속 문제를 발견, 분석하고 개선 방안까지 내놓는 생활실험이 일상 속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28일 진행된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 '사업 참여자 네트워크 모임'. 활동 참가자들의 발표 후에는 그룹별 네트워킹을 통한 심층적인 대화와 논의가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28일 진행된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 '사업 참여자 네트워크 모임'. 활동 참가자들의 발표 후에는 그룹별 네트워킹을 통한 심층적인 대화와 논의가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27일 진행된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 '사회적 협력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 포럼'. 사례 발표 후 참석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토의에 동참했다. 추가적인 협업을 통해 발견한 문제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시간이었다. ⓒ제주의소리
27일 진행된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 '사회적 협력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 포럼'. 사례 발표 후 참석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토의에 동참했다. 추가적인 협업을 통해 발견한 문제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시간이었다. ⓒ제주의소리

‘사회적 연결을 튼튼하게, 사회적 관계를 든든하게’로 주제로 열린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에서는 한 해 주민들의 참여로 다져진 혁신 활동의 성과물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의미가 있었다.

27일 사회적 협력을 통한 지역 문제 해결 포럼에서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기획형 리빙랩 결과가 공유됐다. 가정밖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일경험과 멘토와 연결되는 경험을 했고, 주민들이 서로 돕는 수평적 나눔을 실현한 나눔냉장고의 사례가 소개됐다. 원도심 지역의 공유전기자전거를 통한 대안이동 실험에는 연인원 1300명이 참가하는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생태, 캠페인, 제조, 여성/플랫폼, 아동/놀이, 일/공간, 마을/소통, 공동체/건강 등 주제별 강연이 진행돼 유사한 관심과 질문을 가진 사람들이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민참여형 제작 워크숍은 지역의 메이커들과 협업해 제주의 지속가능한 제조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앞서 ‘제조하는 재주가 좋아’ 프로그램을 통해 접점을 형성했던 지역 메이커들과 함께한 기획이었다.

제주시소통협력센터 민복기 센터장은 “제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태도와 방식의 변화에 집중해야한다는 전제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였다”며 “앞으로도 신뢰를 기반으로 개인 스스로 혹은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공동으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에 씨를 뿌리는, 마중물이자 매개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에는 지역 메이커들이 함께한 시민참여형 제작 워크숍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나만의 공간을 가꾸기 위한 가구들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을 통해 지역메이커들과 연결됐다. ⓒ제주의소리
2021 제주 소통협력 주간에는 지역 메이커들이 함께한 시민참여형 제작 워크숍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나만의 공간을 가꾸기 위한 가구들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을 통해 지역메이커들과 연결됐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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