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지난 2월26일 제주도에 제2공항 입장 요구 공문...제주도 "내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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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는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이미 제출한 만큼 별도의 입장을 보내지 않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2월26일 제주도에 공문을 보내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국토부의 입장 요구에 제주도는 일단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2월23일 국토부에 제주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가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며 조사 결과를 그대로 제출한 바 있다.

원희룡 지사 역시 도내 9개 언론사를 통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튿날인 지난 2월19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조사 결과는 제주도와 도의회의 협의에 따라 여론조사 공정관리공동위원회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있는 그대로 신속하게 전달하겠다"며 "국토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 지사는 "이제는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도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에 함께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는 도와 도의회의 요청으로 도내 9개 언론사 컨소시엄이 지난 2월15일부터 17일까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에서 도민 각 2000명과 성산읍 주민 각 500명씩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의 도민 2000명 조사에선 찬성 43.8%, 반대 51.1%로 오차범위를 벗어나 반대가 7.3%p 높았다. 한국갤럽의 도민 2000명 조사에선 찬성 44.1%, 반대 47%로 오차범위 내에서 역시 반대가 2.9%p 높았다.

성산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두 조사기관 모두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앞서 국토부는 여론조사에 앞서 지난 1월13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도에서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따른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제출 시,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국토부가 여론조사 결과 외에 제주도에 별도의 입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국토부의 입장 요구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국토부에 제출했고, 원희룡 지사가 직접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수용하겠다며 국토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제주도가 국토부에 무슨 별도의 입장을 제출할 수 있느냐"며 "국토부가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왔지만 별도로 입장을 밝힐 게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사께서도 이미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제주도가 국토부에 별도로 입장을 제출하면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하게 된다"며 "국토부 공문 내용과 관련해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3일 성명을 내고 "국토부는 제주도정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제2공항 철회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민을 대표하는 제주도와 도의회가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제주도민의 민의를 그대로 전달했다"며 "국토부는 제2공항 반대라는 제주도민의 뜻을 무책임한 논의와 검토가 아닌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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