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7주년 기획 -스마트시티 챌린지 in 제주] (下) '잉여전력 공급 허브+에너지 거래 플랫폼' 눈 앞

제주가 스마트시티를 향한 항해를 본격화한다. 제주는 지난 해 국토교통부 2020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번 달 본사업 선정을 위한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 허브와 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주형 미래생활도시를 현실로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 국면에서 제주에 새로운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 창간 17주년을 맞은 [제주의소리]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의 핵심과 전망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의 핵심인 '스마트 허브' 기능도. ⓒ제주의소리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의 핵심인 '스마트 허브' 기능도. ⓒ제주의소리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챌린지는 민간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교통 등 도시 전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종합솔루션 조성사업이다. 작년 제주를 비롯해 부산, 김해, 강릉 등 예비사업 4개 도시가 선정됐고, 이번 달 말 최종심사를 통해 2개 도시가 본사업 대상지로 선정될 예정이다. 

본사업 선정 도시는 2년간 200억원(국비 100억, 도비 100억)을 지원받게 된다. 

최종 선정될 경우 현재 제주가 예비사업 단계에서 보여준 시범모델이 더 확장될 전망이다. 현재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인근과 혁신도시 중심으로 형성된 스마트 허브가 제주 곳곳으로 확산되면 효율성과 편리성이 높아진다. 편의점, 마트, 버스정류소 등이 모빌리티 환승센터가 되면서 도심 내 생활패턴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 사업의 핵심이 될 '에너지 거래 플랫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현재 제주에서 풍력발전기를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더라도 에너지저장시스템인 ESS(Energy Storage System) 능력이 낮아 발전과 동시에 전기를 소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력 공급이 수요량보다 많으면 과부하를 막기 위해 출력 통제가 이뤄진다. 잉여전력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예비사업 과정에서 잉여전력을 각 스마트허브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제주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제주 곳곳에 위치한 스마트허브로 전달해 안정적인 이동수단의 충전과 대여가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주유소 전환형 허브의 경우 잉여전력을 공급받아 과금 시스템이 적용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서귀포시 혁신도시 주유소에 설치된 스마트 허브에는 저장된 잉여전력을 공급받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혁신도시 주유소에 설치된 스마트 허브에는 저장된 잉여전력을 공급받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다. ⓒ제주의소리

관건은 제도적 개선. 이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현재 ESS 활용 사적 거래가 금지돼있는 현행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사업단 측은 본사업을 앞두고 샌드박스 신청 등을 통해 돌파구 마련 중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주를 찾아 전력거래 특례 허용 계획을 논의하는 등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이 같은 시스템이 추후 이동약자 이동지원 서비스, 버스와 택시의 중간개념인 수용응답형 교통체계까지 확산되면 제주에 가져올 변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리빙랩(생활실험) 방식으로 '주유소 공간을 활용해 할 수 있는 시민 편의 공간', '에너지를 활용한 마을 개선, '전기거래를 활용한 도민 소득 증대 방안' 등도 논의됐다. 현재 다양한 기관, 민간기업, 대학 등이 이 사업을 추진 중인데 여기에 주민들까지 합류해 '시민 주도형 공유경제 모델'로 불릴 수 있게 됐다.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주관사업자인 시티랩스의 김지혁 이사는 "제주는 이미 전기차 보급률이 전국 1위일 정도로 한국형 뉴딜 정책을 앞서서 추구하고 있지만 그러다 보니 기존 산업인 주유소나 LPG 충전소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가 스마트허브를 중심으로 그런 도시 공간의 전환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확산으로 인한 주유소들의 폐업, 신재생에너지 저장 문제, 높은 자가용 보유율과 낮은 대중교통 이용률, 주차 문제 등 제주가 맞이한 문제들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스마트 시티 챌린지. 제주의 에너지와 교통문제를 최첨단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고, 민관 협업 방식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는 목표가 더 이상 먼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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