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5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의료진 접종 시작...한라병원 가장 많은 825명 접종

 

“안내문 차분히 읽어 보시고 궁금하신 내용을 알려주세요”

제주에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일선 의료진을 위한 첫 접종이 5일 시작됐다. 의료진을 위해 이날 아침 4800도스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제주 땅을 밟았다.

이날 오후 1시. 제주한라병원 지하층으로 의료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접종을 책임진 간호사들이 동료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며 투약 전 예진 활동을 벌였다.

상기된 표정으로 줄지어 선 직원들 사이로 의료용 박스를 든 의료진이 등장하하면서 순간 접종실 내부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제주권역 최일선 의료진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정부는 이날 군 수송기 C-130을 투입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운반 트럭을 통째로 옮기는 이송 작전을 펼쳤다. 백신 운송 실전에 군용기가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전 10시 제주공항에 도착한 백신은 한라병원을 포함해 한마음병원, 한국병원, 중앙병원, 탑동병원, 우리병원, 제주권역재활병원, 서귀포열린병원 등 10개 병원급 의료기관에 옮겨졌다.

우선 접종 대상은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와 폐쇄병동 정신의료기관 종사자 등 2079명이다. 보건소 역학조사인력과 119구급대 등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의 접종 물량도 포함돼 있다.

한라병원은 이중 가장 많은 825명이 접종 대상이다. 백신이 도착하자 의료진은 5ml 분량의 아스트라제네카 1개를 0.5ml씩 주사기로 배분했다. 작은 약병 1개당 10명의 투약이 가능하다.

접종을 마친 의료진은 “일반 백신과 다르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순서를 기다리던 의료진들도 궁금한 듯 접종이 끝난 동료들에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병원측은 투약 직후 의료진들을 관찰실로 지정된 바로 옆 강의실에 보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이상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15분 이상 지정된 대기실에서 머물러야 한다.

한라병원의 경우 백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김원, 김상훈 부원장이 먼저 접종에 나섰다. 병원 내 접종 대상은 간호사가 400명에 달하고 의사도 130명에 이른다.

김상훈 부원장은 “1년 넘게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의료진들 모두 외부활동을 단절하다시피하며 방역과 의료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지금도 최일선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 모두 백신 접종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 의료진들이 솔선수범해야 도민들도 마음편히 접종에 나설 수 있다. 의료진은 다시 자기 위치에서 의료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은 더불어 “백신 접종을 이유로 방역 활동이 느슨해지면 안된다. 항상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방역은 도민 여러분의 협조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화이자 백신도 곧 제주로 이송할 계획이다. 화이자는 제주대병원과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 등 3개 감염병전담병원 의료진 1809명이 접종 대상이다. 접종일은 15일로 예정돼 있다.

2월26일부터 시작된 도내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 입소자와 종사자에 대한 1차 백신 접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3일 현재 접종 대상 3193명 중 36.0%인 1152명이 접종을 마쳤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