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평화네트워크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가 지난 7일 구럼비 발파 9주기 행사를 열었다.
강정평화네트워크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가 지난 7일 구럼비 발파 9주기 행사를 열었다.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구럼비 발파 9주기 행사가 열렸다. 

강정평화네트워크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지난 7일 발파된 구럼비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구럼비는 해군기지 건선로 인해 2012년 3월7일 발파됐다. 

이들은 “구럼비는 바당 텃밭, 꽃밭, 놀이터, 기도처였다. 병을 낫게 하는 할망물이 있었고, 강정이었다. 구럼비는 죽은 것이 아니다. 불법과 폭력, 편법으로 세워진 해군기지 밑에 가려져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강정평화네트워크와 반대주민회는 “2007년 8월20일 강정마을 주민 해군기지 찬·반 투표에서 725명이 투표해 680표의 반대표가 나왔다. 하지만, 연행 700회, 기소 600회, 구속·벌금거부수감 62명, 벌금 4억원, 구상금 34억5000만원, 활동가 1명 강제 퇴거, 1명 출국 명령, 12명 체포, 23명 이상 입국 거부 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강정평화네트워크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가 지난 7일 구럼비 발파 9주기 행사를 열었다.
강정평화네트워크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가 지난 7일 구럼비 발파 9주기 행사를 열었다.

이어 “폭력적으로 들어선 해군기지에서 진입도로 공사로 강정마을뿐만 서귀포시민의 식수인 강정천도 오염되고 있다. 도로는 상수원인 냇길이소에서 직선거리 200m 상류에 다리를 높아 연결되고 있다. 무리하게 진행되다 송수관을 건드려 범람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구럼비 기억 행사를 위해 집회신고하고 설치한 현수막을 지키며 밤을 새는데, 해군이 사진을 찍었다. 지우라고 항의하자 해군은 거친 말을 내뱉으며 기지 안으로 들어갔다. 사과를 요구하자 사복을 입은 군인들이 나와 ‘체포해’라고 말하면서 연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강정평화네트워크와 반대주민회는 “신고된 집회를 방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감시했다. 군이 민간인을 체포할 수 있는가. 계엄령인가”라며 “구럼비를 지키기 위해 14년동안 바지선에 오르고, 크레인에 오르고, 망루에 오르고, 천막에 쇠사슬을 감고, 물속에 뛰어들고, 춤추고, 노래하고, 기도하고, 턱이 깨지고, 이가 나가는 등 무수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구럼비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지나온 14년보다 더한 시간과 애씀이 필요할지 모른다. 구럼비에 붙어있는 시멘트 찌꺼기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내 몸에 붙어있는 폭력의 찌꺼기들도 뜯어져 나가는 상상을 한다”고 했다. 

이어 “해군기지 안에 흔적만 남은 구럼비에 들어가 기도했다는 이유로 1년 가까이 수감된 송강호를 기억한다. 구럼비 발파 9주기를 기억하며 제주가 전쟁을 준비하는 섬이 아닌 평화의 섬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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