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사안과 별개로 A원장 가족 신상정보 유출 '2차 피해' 논란도

제주도내 한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인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피해 아동들 중에는 장애아동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모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혐의로 교사 5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해 아동은 현재까지 13명이다.

해당 어린이집은 장애아동통합어린이집으로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교사 5명은 3세 이하 아동을 담당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원장 A씨의 친손녀·외손녀도 학대 피해 아동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A원장의 딸 B씨도 이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B씨의 딸도 이 어린이집에서 동료 교사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했다.

경찰이 어린이집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2월 중순까지(휴원기간 제외한 60일치) 녹화 영상을 분석한 결과, 교사들이 아동의 손을 잡고 끌고 다닌 모습 외에도 아동의 배와 머리를 때리거나 발로 엉덩이를 차는 장면이 나타났다.

특히 피해 아동 중에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동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잠을 자지 않는 어린이를 어느 한 곳에 따로 두거나, 식사 중인 아이의 식판을 억지로 뺏아버리는 등의 정서적 학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피해 아동에 A원장의 손녀들이 포함되면서 교사들의 아동학대 혐의와 별개로 이들 가족에 대한 2차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NS를 비롯한 제주 커뮤니티에는 A원장과 딸 B씨, 며느리 C씨를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고, 심지어는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C씨의 자녀의 신상 정보와 사진까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A원장의 며느리 C씨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제주 모 커뮤니티에 제 아이의 사진과 이름, 뒷모습, 학교 등 구체적 신상이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사실을 비판하는 댓글은 그들의 자유이니 괜찮지만, 사실이 아니거나 상관없는 글들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니 나쁜 생각도 든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어린이집 CCTV는 정부 의무화 조치 전부터 설치됐다. 교실도 개방형으로 밖에서도 볼 수 있게 돼 있다. 그렇게 보는 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해 교사들이)눈에 띄지 않게 내 딸에게 학대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나조차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대 피해 아동의 부모로 보이는 청원인이 ‘어린이집 학대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청원인은 “(네살 딸 아이가) 어느 날부터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고, 말도 잘할 줄 모르는 아이가 살려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그때 확인하지 못하고 이제야 알게 돼 후회되고 가슴아프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교사 5명 중 2명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 일부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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