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총파업 계승 기념대회 개최...“불평등, 분단 해결 위해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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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3.10 총파업 정신 계승 74주년 기념대회-앞서서 나가니’가 10일 열렸다. 사진은 기념대회에서 공연을 선보인 산 오락회. ⓒ제주의소리

“친일파와 민족배반자와 미군정에 맞선 폭풍 같은 민관합동 총파업! 세계사에 길이 남을 거대한 열정의 빛나는 투쟁!”

74년 전 거의 모든 제주도민들이 한 마음으로 나선 ‘3.10 총파업’ 정신을 되살려, 고통 받는 제주 노동자들과 지역 현안들에 힘을 모으자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제주민중연대는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정문 앞 도로에서 ‘제주3.10 총파업 정신 계승 74주년 기념대회-앞서서 나가니’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1947년 3월 10일 민·관 총파업을 기억하기 위한 자리다. 제주4.3평화재단 4.3 일지에 따르면 “제주도청을 시작으로 3.1사건에 항의하는 민·관 총파업에 돌입했다. 13일까지 제주도 전체 직장의 95%인 166개 기관·단체에서 파업에 가세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민간 뿐만 아니라 제주도청 근무자, 경찰 같은 공직자들도 동참했다. 3.1절 기념식에서 도민들을 조준 사격한 경찰에 항의하고자 신분, 소속을 가리지 않고 뭉친 셈이다.

그러나 당시 경무부 최경진 차장은 총파업에 대해 “원래 제주도는 주민의 90%가 좌익색채를 가지고 있다”고 발언하고, 타 지역 경찰을 계속해서 제주에 파견하는 등 미군정은 오히려 도민들을 탄압하는데 매진한다. 이런 흐름은 안타깝게도 1948년 4월 3일 무장 봉기와 이후 학살로 이어진다.

기념대회 참가자들은 선배들이 용기 있게 나섰던 정신을 이어받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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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환 본부장(왼쪽), 고광성 상임대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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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념대회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코로나19 시대에 쿠팡 같은 플랫폼 기업은 역대 최고 실적으로 돈잔치를 벌이고 있지만 플랫폼 기업 노동자들은 과로에 시달리며 세상을 떠나고 있다. 노동자는 죽어가고 일감 부족에 시달리면서 양극화에 고통 받고 있지만 국가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불어 “제주 선배들은 미군정과 분단 세력의 폭압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앞서서 싸웠다. 그것이 바로 3.10 총파업이다. 제주 선배들은 우리들에게 불평등과 분단 갈등을 막으라고 말하고 있다”며 “단결한 민중과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 평화와 인권이 살아있는 새 세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고광성 제주민중연대 상임대표(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대표)는 “우리가 그토록 막아내고자 노력한 제2공항 투쟁이 다시 시작될 것 같다”면서 “제2공항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론조사 결과를 깡그리 무시한 원희룡 도지사는 대체 누구를 위한 도지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념대회는 김경훈 시인의 시 낭독, 노래모임 산 오락회와 가수 조성일의 공연으로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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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시인이 시 낭독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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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는 조성일 가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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