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실태조사 결과...공연단체 연습실 임대율 2년 연속 전국 최고

제주지역 공연예술계의 연습 공간 부족 문제가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예술계로 뛰어드는 단체 수는 늘어나지만 창작 열의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해 제주도·제주문화예술재단, 그리고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의 실질적인 고민이 절실해 보인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는 최근 ‘2020 공연예술실태조사’를 발표했다. 공연예술실태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며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실사에 참여하는 정부 연례 조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조사해 전국 3972개 공연단체의 2019년 현황을 파악했다. 여기서 공연단체는 연극, 무용, 양악, 국악, 복합장르를 포함한다. 제주는 양악 17곳(48.6%), 연극 8곳(22.9%), 국악 6곳(17.1%), 무용 2곳(5.7%), 복합 2곳(5.7%) 포함 35곳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가운데 ‘공연단체 연습실 보유·활용 형태’에서 제주 지역은 응답자의 67.1%가 연습실을 임대한다고 대답했다. 광역자치단체 평균인 44.4%를 훌쩍 뛰어넘었고, 전국에서도 가장 높았다. 2위인 강원 지역 66.7%와 함께 유일하게 60%대를 기록했다.

출처=2020 공연예술실태조사.
출처=2020 공연예술실태조사.

제주 공연단체 가운데 연습실을 소유한다고 답한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서울 10.9%에 이은 최하위 권이지만 단체 수를 비교하면 서울과는 체감이 다르다. 소유, 임대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당없음’은 21.9%로 나왔다.

여기서 소유는 ‘공연단체에서 직접 소유하고 있는 시설’을 의미한다. 임대는 ‘보증금 또는 관리비를 지급하거나 무상 임대를 통해 일정기간 해당 공간을 임대하는 경우’로 규정했다.

문제는 제주 공연단체들의 연습실 임대 의존 현상이 악화되는 모양새다.

연도별 연습실 임대 비율을 살펴보면 ▲2015년 41.3% ▲2016년 64.7% ▲2017년 46% ▲2018년 77.4% ▲2019년 67.1%로 나타났다. 2015년과 2017년은 소유 비율이 임대를 앞섰지만 전체 흐름으로 보면 임대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 공연단체 숫자는 같은 기간 21개→24개→25개→32개→35개로 꾸준히 늘어났다. 이런 통계를 종합해 볼 때 공연 예술을 꿈꾸는 창작자들은 조금씩 나오지만, 역량을 쌓을 수 있는 핵심 인프라인 연습 공간은 계속 부족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 공연예술계 전체 여건까지 악화되고 있다.

최신 자료 기준으로 ▲유료 관객 비율 최하위(6.2%) ▲관객 수, 공연 횟수, 공연 일수 최하위 ▲전체 가운데 80.4%가 재정규모 5000만원 미만 ▲연간 평균 수입 전국 최하위(2억1426만원) ▲수입 중 공공지원금 비중 유일하게 90%대(92.7%) ▲자체 수입 중 티켓 판매 최하위(2.9%), 출연료 비중 최고(73.2%) ▲작품 판매 수입 0원 ▲단체 한 곳 당 평균 인력 최하위(9.4명) ▲20대 이하 단원 비율 최하위(7.5%) ▲2010년 이후 창립 비율 전국 최하위(20%) 등 우려스러운 지표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물론 이런 지표들은 전국에서 1% 안팎인 제주지역 공연단체-시설 규모를 염두하고 판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규모 탓으로만 돌려서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마저 외면해서는 안될 일이다.

때문에 제주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 중인 공공공연연습장을 포함해, 지역 공연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적인 방안들이 꾸준히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2020 공연예술실태조사.
출처=2020 공연예술실태조사.
출처=2020 공연예술실태조사.
출처=2020 공연예술실태조사.
출처=2020 공연예술실태조사.
출처=2020 공연예술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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