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추진 중인 소나무재선충 방제작업이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의 자생지 40여 곳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곶자왈사람들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 결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작업으로 인해 선흘리 등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40여 곳이 파괴될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수의 작업로가 제주고사리삼 자생지를 관통하거나 인접해 있어 추가 훼손이 우려된다”라며 “곶자왈 지역의 장비허용을 금지하고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보전 등 곶자왈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데도 제주시는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곶자왈사람들은 “제7차 방제 과정까지 발생한 곶자왈 지역 추가 훼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지난 2월 말부터 조천-함덕 곶자왈지대 안 방제로 인해 개설된 작업로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살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 40여 곳이 넘는 제주고사리삼 자생지가 훼손됐음을 확인했다. 장비가 자생지를 통과하며 원형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며 “작업로를 만들기 위해 자생지 안 나무를 잘라버리거나, 암석을 한쪽으로 밀어내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장비가 자생지를 가로지르며 제주고사리삼을 짓밟지 않았으리라 장담할 수 없고, 심지어 잘린 나무들로 제주고사리삼을 덮는 등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라면서 “제주고사리삼 서식 환경은 제한적인데 방제 작업으로 이마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곶자왈사람들은 “제주고사리삼은 물이 고였다 서서히 빠지는 건습지 환경에 낙엽활엽수가 서식하는 하부에서 자란다. 여름에는 나무가 빛을 가려주고, 겨울엔 해가 잘 비치는 곳에서 자라는 것”이라며 “이 같은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기존 작업로를 이용해 장비를 통한 방제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기존 작업로만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 훼손은 없다는 설명이지만 매해 장비로 인한 추가 훼손은 발생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멸종 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자생지의 추가 훼손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장비를 금지하고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보전 등 곶자왈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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