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합의 깬 ‘제2공항 정상 추진’ 입장 발표에 “개인적인 정치행보 아니길”

 좌남수 의장이 제주도-도의회 합의를 뒤집고 ‘제2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며 도민사회 갈등을 유발시킨 원희룡 제주지사를 향해 “신의를 저버린 처사”라며 면전에서 직격했다.

좌남수 의장은 3월17일 오후 2시 제393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6년째 지속되고 있는 제2공항 갈등문제의 실타래를 풀고자 했던 수많은 논의와 토론, 협의과정 노력들이 다시 격랑에 휩싸이며 방향성을 상실할까 우려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0일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와 도의회의 합의로 진행된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높게 나온 도민여론을 뒤집고 강행 의지를 밝힌데 대한 첫 공식 반응이다.

 

좌남수 의장은 “제주도와 의회는 여론조사 이후 갈등을 유발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기로 했다”며 <12·11 합의문>을 상기시킨 뒤 “이번 여론조사는 단순한 조사가 아니었다. 당정 협의는 물론 도의회와 도, 반대단체까지 어려운 순간마다 고비를 넘으며 여론조사까지 오는데도 쉽지 않았다”며 “저마다 다른 의견이 있을지언정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문을 마련한 것이며 도내 언론사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여론조사가 가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하지만 (원희룡) 지사께서는 도민은 물론 대의기관인 도의회에 그 어떤 설명이나 양해도 없이 도지사로서 소신과 책임이라며 일방적인 긴급 기자회견과 제주도의 입장문을 국토부에 전달해버렸다”고 힐난했다.

좌남수 의장은 “도지사 결단이 불가피했다고 하지만 이는 엄연히 도의회와의 약속을 외면한 그 어떤 해명과 이유도 필요 없는 분명 신의를 저버린 처사다. 심히 유감이다”라고 거듭해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좌남수 의장은 특히 “도지사의 지극히 개인적인 미래 정치적 행보를 위한 일이 아니길 바란다”는 말로 이번 원 지사의 ‘돌출’ 행동이 대권 행보와 연관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면서 좌남수 의장은 “또 다시 도민사회가 갈등과 분열 속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 더욱 더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도민에게 전가되어서도 안 된다”며 도지사로서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국책사업 추진 주체인 국토교통부를 향해서도 “국가기관답지 못하다. 도민여론조사가 끝나고 결과를 그대로 존중해 정책결단을 내리면 될 일을 다시 제주도의 입장을 요구하면 떠넘기는 것이야말로 도민사회에 갈등을 증폭시킨 기폭제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책결정에 도민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향후 제2공항 사업추진 여부에 대해 도민사회에 조속히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동료의원들을 향해서도 “이번 여론조사는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전제한 뒤 “도의회가 제2공항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미래가 걸린 국책사업 추진에 제발 우리 도민끼리 싸우는 갈등은 끝내자는 것이다. 도지사로부터 발생한 파장으로 인해 도민사회가 또 다시 분열과 대립으로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도민의 눈물을 닦아드리겠다는 초심의 각오로 의회가 갈등 해결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LH 사태와 관련해서는 “의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 의원은 물론 의회 공직자 모두 도민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제2공항 예정지와 주변지역 전체 토지거래 내역에 대해서도 외부 투기세력이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이라며 도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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