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연·영상 예술인들 20여명, 제주도의회에 입장문 전달 예정

[기사 수정=22일 오후 2시 23분]

공연예술에 종사하는 전문 예술인과 생활 예술인 모두를 위한 ‘공공공연연습장’ 제주아트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지역 예술인들이 입장을 밝혔다. “이번 기회가 무산되면 (공공공연연습장 조성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업 추진 결정에 이해당사자인 ‘예술인’들의 입장이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20여명은 “제주아트플랫폼에 대한 의견서를 제주도의회에 제출한다”고 21일 밝혔다.

의견서에 동참한 예술인은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윤홍경숙, 아트스페이스·씨 대표 안혜경, 영화감독 오멸, 간드락소극장 대표 오순희, 서귀포예술섬대학 대표 김은경, 영화감독 변성진, 영화감독 문재웅, 연극공동체 다움 황은미·서민우·신다영·김갑연, 자파리연구소 조은·박수현, 피아니스트 우상임, 제주어가수 박순동, 무용가 박연술, 첼리스트 문지윤 등이다. 대부분 공연·영상 분야 예술에 종사하는 창작·기획자들이다. 

제주아트플랫폼은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재밋섬 건물-부지를 매입해 공공공연연습장을 비롯한 창작·공유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비용은 매입 100억원에 리모델링 비용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유휴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연습장 조성·운영 지원 사업’ 같은 국비 사업으로 공간 운영비를 비롯한 예산을 지원 받을 예정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아트플랫폼으로 탈바꿈할 계획인 재밋섬파크 건물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아트플랫폼으로 탈바꿈할 계획인 재밋섬파크 건물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의견서에서 예술인들은 “제주도의회는 제주아트플랫폼 매입 반대 입장 표명을 연기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중단’을 골자로 한 입장을 이번주 제주문화예술재단에 전달할 방침이다.

예술인들은 “아트플랫폼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돼 왔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제주도의회의 결정이 사업의 당사자인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발표됐을 때 큰 부작용이 있으리라는 우려가 크다”고 피력했다.

특히 예술인들은 문화관광체육위원회에서 제기된 ‘재밋섬 건물 매입이 아닌 외곽 부지 매입해 추진’ 주장에도 실제 사용자로서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재 아트플랫폼 후보지인 재밋섬은 제주에서 다양한 영화제 상영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제주의 원도심에서 희소한 문화 공간이며, 도민들과 예술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소중한 공간”이라면서 “재밋섬 매입을 철회하고 외곽지에 아트플랫폼을 조성한다는 것은 현장의 예술인들의 입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안”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가령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 등은 외곽지에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어렵다. 그래서 제주도민의 사회 예술 교육 기관으로써 그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고 실제 예를 들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이 무산됐을 때 코로나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역 예술인들의 대안공간이자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공간이 될 잠재성을 지닌 아트플랫폼사업이 또다시 원점에서 장기간 표류하게 되리라는 우려도 크다”고 동력 상실을 우려했다.

제주 아트플랫폼은 재밋섬 건물의 높은 층고를 활용해 음악, 연극 뿐만 아니라 무용까지 다양한 공연예술 분야를 연습할 수 있는 공공공연연습장을 조성한다. 전문 예술인 뿐만 아니라 동아리 같은 생활 예술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연습장 조성·운영 지원 사업’을 목표로 하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나머지 공간도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모여 소통하는 '예술인회관'으로 작동하도록 구축한다. 

예술인들은 “제주아트플랫폼을 재밋섬 건물에 조성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포함해, 조성한다면 어떻게 조성하고 운영할 것인지를 이 사업의 당사자인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숙의의 시간과 기회를 달라”고 제주도의회에 요청했다.

또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는 제주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연명서를 추가로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측은 “아직 의견서를 받지는 못했다. 의견서가 들어오는 대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전하는 제주문화예술인 의견서 전문>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님께

언론을 통해 제주도의회에서 제주아트플랫폼 문제에 대한 마무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에 제주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모은바 의원님들께 의견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제주도의회의 제주아트플랫폼(재밋섬) 매입반대 입장표명을 연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아트플랫폼사업 추진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왔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의 결정이 사업의 당사자인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발표되었을 때 큰 부작용이 있으리라는 우려가 큽니다.

매입 절차상의 문제점은 공감하지만, 제주문화예술계의 큰 이슈인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에 대한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이 수렴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아트플랫폼 후보지인 재밋섬은 제주에서 다양한 영화제 상영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제주의 원도심에서 희소한 문화 공간이며, 도민들과 예술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소중한 공간입니다.

재밋섬 매입을 철회하고 외곽지에 아트플랫폼을 조성한다는 것은 현장의 예술인들의 입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안입니다.

가령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 등은 외곽지에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주도민의 사회예술교육기관으로써 그 역활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업이 무산됐을 때 코로나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역 예술인들의 대안공간이자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공간이 될 잠재성을 지닌 아트플랫폼사업이 또다시 원점에서 장기간 표류하게 되리라는 우려도 큽니다.

이에 우리 제주 문화예술인들은 요청드립니다.

‘제주아트플랫폼을 재밋섬 건물에 조성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포함하여, 조성한다면 어떻게 조성하고 운영할 것인지를 이 사업의 당사자인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숙의의 시간과 기회를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추후 우리의 의견에 동의하는 제주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연명서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3월 21일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윤홍경숙, 아트스페이스·씨 대표 안혜경, 영화감독 오멸, 간드락소극장 대표 오순희, 서귀포예술섬대학 대표 김은경, 영화감독 변성진, 영화감독 문재웅, 연극공동체 다움 황은미·서민우·신다영·김갑연, 자파리연구소 조은·박수현, 피아니스트 우상임, 제주어가수 박순동, 무용가 박연술, 첼리스트 문지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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