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 10월부터 1월까지 제주형 미술행사...도내 기관·공간 협업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잠시 멈춘 격년제 국제 미술전 제주비엔날레를 대신해 제주형 미술행사, 가칭 ‘프로젝트 제주’가 추진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새로운 전시 행사 ‘프로젝트 제주’를 준비하면서 최근 제주도에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요청했다. 지방재정 투자심사는 ‘지방자치단체가 투자 사업의 예산안을 편성하기 전에 사업의 타당성과 효율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프로젝트 제주는 ‘지역작가를 중심으로 한 제주형 미술행사’를 표방한다. 제주지역 작가와 도내 예술기관이 협업해 만드는 대규모 미술행사로서, 제주 섬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해 섬 전체를 하나의 명소로 만든다는 것이 전시의 골자다.

초안 상에서 프로젝트 제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자리잡은 문화·유휴공간들이다. 예술공간 이아, 제주사랑방, 김영수도서관, 서귀포예술의전당 등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이곳에서는 공간과 작가 성격에 맞는 전시나 행사를 진행한다.

두 번째는 제주도립미술관이다. 중심 장소 격인 미술관에서는 미디어 플랫폼과 3D 스캐닝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제주 곳곳의 전시 현장을 실시간으로 소개한다. 세 번째는 온라인 전시다. 제주도립미술관 홈페이지를 코로나19 비대면으로 고도화되는 기술에 발맞춰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유력해보인다.

미술관은 5월까지 지방재정 투자심사 과정을 마치고, 올해 1차 추경예산에서 사업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상적으로 예산을 마련하면 7월 안으로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전시를 진행한다. 소요 예산은 15억원으로 잡아놨다. 

23일 제주도의회 업무보고에서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들은 프로젝트 제주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충실한 기획과 예산 확보 노력 등을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제주미협이 주최하는 제주미술제와 프로젝트 제주간의 차이점을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나연 도립미술관장은 "제주미술제는 미술인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축제 성격의 전시에 가깝다면, 프로젝트 제주는 미술관이 주도해서 기획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나연 관장은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제주비엔날레 같은 국제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정상적인 추진이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안에서 국제전이 아닌 제주형 대형 미술행사가 가능한지 모색해보는 자리가 바로 프로젝트 제주"라면서 "만약 코로나가 안정되는 시기가 온다면 국제행사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전문가 간담회 등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비엔날레는 지난 2017년 9월 처음 열린 뒤 연기를 거듭하다 지난 1월 2회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한편 제주미술관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제주비엔날레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제주비엔날레를 지역작가 중심의 ‘제주형 미술행사 개최’로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에 도민들은 79.2%, 문화예술계는 54.7%, 공무원들은 54.5%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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