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하루 만에 81명 '의견서 찬성' 참여...도의회 제출

재밋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대상인 삼도2동 재밋섬 건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기사 보강=3월 25일 오후 1시 25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시 삼도2동 재밋섬 건물을 매입·리모델링해 정부 지원 공공공연연습공간과 독립영화관, 소극장, 커뮤니티 공간 등을 구축하는 ‘제주아트플랫폼’(아트플랫폼) 사업. 

이 사업에 대해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제주예술인 81명이 아트플랫폼에 대한 ‘합리적 토론’을 요구했다.

제주 문화 예술인 81명은 “지난 22일 문화 예술인 20여명이 도의회에 제주아트플랫폼 조성 추진 사업에 대한 성급한 반대 결정을 유보해달라고 의견서를 제출했다”면서 “이와 함께 22일 하루 동안 이 의견서에 대한 제주지역 문화 예술인들을 상대로 연명(連名)을 실시한 결과 총 81명의 동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81명 가운데는 무대공연예술 16명, 음악 6명, 영화 10명뿐만 아니라 문학 24명, 미술 12명, 기획 9명, 기타 문화일반 4명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아울렀다. 연명 방법은 구글 설문지를 이용했다.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현재 사업 방식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골자인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 추진에 대한 상임위 입장문’을 23일 채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술인들이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의 이유로 상정을 보류했다.

연명에 참여한 문화 예술인들은 “짧은 시간동안 이뤄진 연명에도 불구하고 폭넓은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제주 문화 예술인들이 입장을 지지했다”며 “아트플랫폼 조성에 대한 제주의 문화 예술인과 도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결과라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 문화 예술인들은 아트플랫폼 사업에 대한 도민과 문화 예술인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토론의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제주문화예술재단 등 관계 기관과 제주 문화 예술인, 도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 제주 문화 예술계의 미래를 위해 어떠한 방안이 합리적인지 지혜를 모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공론화 과정을 촉구했다.

연명에 동참한 인원 명단을 비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성명 공개는 전체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주 문화 예술인들이 아트플랫폼에 대한 생산적인 담론의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아트플랫폼 사업 주체인 제주문화예술재단을 비롯한 제주도의회 등 관계 기관-단체-예술인들이 함께하는 토론의 장이 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음은 도의회에 전달한 입장문 전문.

존경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님께

언론을 통해 제주도의회에서 제주아트플랫폼 문제에 대한 마무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에 제주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모여 의견을 모은바 의원님들께 의견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제주도의회의 제주아트플랫폼(재밋섬) 매입반대 입장표명을 연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아트플랫폼사업 추진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왔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의 결정이 사업의 당사자인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발표되었을 때 큰 부작용이 있으리라는 우려가 큽니다.

매입 절차상의 문제점은 공감하지만, 제주문화예술계의 큰 이슈인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에 대한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이 수렴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아트플랫폼 후보지인 재밋섬은 제주에서 다양한 영화제 상영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제주의 원도심에서 희소한 문화공간이며, 도민들과 예술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소중한 공간입니다.

재밋섬 매입을 철회하고 외곽지에 아트플랫폼을 조성한다는 것은 현장의 예술인들의 입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안입니다.

가령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 등은 외곽지에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주도민의 사회예술교육기관으로서 그 역할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업이 무산됐을 때 코로나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역 예술인들의 대안공간이자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공간이 될 잠재성을 지닌 아트플랫폼사업이 또다시 원점에서 장기간 표류하게 되리라는 우려도 큽니다.

이에 우리 제주 문화예술인들은 요청드립니다.

‘제주아트플랫폼을 재밋섬 건물에 조성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포함하여, 조성한다면 어떻게 조성하고 운영할 것인지를 이 사업의 당사자인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숙의의 시간과 기회를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추후 우리의 의견에 동의하는 제주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연명서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3월 21일

제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윤홍경숙, 아트스페이스·씨 대표 안혜경, 영화감독 오멸, 간드락소극장 대표 오순희, 서귀포예술섬대학 대표 김은경, 영화감독 변성진, 영화감독 문재웅, 연극공동체 다움 황은미-서민우-신다영-김갑연, 자파리연구소 조은-박수현, 피아니스트 우상임, 제주어가수 박순동, 무용가 박연술, 첼리스트 문지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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