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옛 대한항공 주택사옥 철거 현장. 대한항공은 이 부지를 286억원에 매각했다. 시행사인 ㈜엠디엠플러스는 해당 부지에 204세대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옛 대한항공 사원주택 철거 현장. 대한항공은 이 부지를 286억원에 매각했다. 시행사인 ㈜엠디엠플러스는 해당 부지에 204세대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가 1월14일 보도한 [41년 대한항공 제주 사원주택 철거 아파트 건설 예정] 기사와 관련해 시행사측이 업계 예상을 뛰어넘는 9억원대 분양가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3.3㎡당 분양가가 2700만원을 웃도는 역대최고가로, 84㎡ 면적 기준 9억원대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지나친 거품이란 지적부터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은 '그림의 떡'이란 자조섞인 반응도도 나온다.  

30일 제주시에 따르면 ㈜엠디엠플러스가 최근 옛 대한항공 사원주택 부지에 204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업부지는 제주시 연동 신제주로터리를 중심으로 남서쪽에 위치해 있다. 대한항공은 1979년부터 사원주택을 지어 활용했지만 경영난에 처하자 지난해 부지와 건물을 통째로 매각했다.

새 주인은 국내 부동산전문 개발업체인 엠디엠그룹의 자회사인 엠디엠플러스다. 매입 금액은 286억원이었다. 엠디엠플러스는 기존 건물을 최근 모두 철거하고 아파트 신축을 추진 중이다.

신규 아파트는 2개 필지 9450.9㎡에 도로를 사이로 2개 단지로 들어선다. 지하 1층, 지상 15층에 연면적만 3만1639㎡에 달한다. 전체 204세대 중 188세대가 84㎡다.

문제는 분양가격이다. ㈜엠디엠플러스가 제주시에 제출한 입주자 모집공고 분양가는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최저 8억8630만원이다. 15층 꼭대기 8세대는 9억4830만원으로 정했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옛 대한항공 주택사옥 철거 현장. 대한항공은 이 부지를 286억원에 매각했다. 시행사인 ㈜엠디엠플러스는 해당 부지에 204세대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옛 대한항공 사원주택 철거 현장. 대한항공은 이 부지를 286억원에 매각했다. 시행사인 ㈜엠디엠플러스는 해당 부지에 204세대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주의소리

당초 부동산 업계에서 전망한 분양가 6~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3.3㎡당 분양가격도 역대 최고인 2700만원 상당이다. 최고층의 경우 3.3㎡당 2800만원을 가뿐히 넘어선다.

도내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A씨는 “제주 부동산 업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고분양가다. 브랜드 차이는 있지만 최근 청약이 이뤄진 신제주권 모 아파트와 비교해도 3억원이나 비싸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간만에 브랜드 아파트고 좋은 입지에 세대수가 적어 시행사측이 자신하는 것 같다”며 “제주 거주자(1년)만 매입할 수 있지만 전매가 가능해 서울 자금이 몰릴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사업부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B씨는 “하루하루 장사하는 우리 입장에선 평당 3000만원에 가까운 최고가 아파트가 분양된다는 소식이 즐겁지 않다”며 “저런 고급아파트에 입주할 꿈은 아예 그림의 떡이지만 주변 아파트나 주택 시세에 영향을 미쳐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은 더 멀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청약이 한창인 제주시 연동의 모 아파트의 경우 같은 면적의 분양가격이 5억 후반에서 6억 후반대다. 제주시내권의 경우 분양가격이 5억원을 넘어서는 사례는 찾아보기도 어렵다.

서귀포시의 경우 중문동에 추진 중인 동일 브랜드 아파트와 동홍동에 건설 중인 또 다른 아파트 브랜드의 분양가격이 85㎡당 4억5000만원 선에서 분양가 신고가 이뤄졌다.

주택법 제54조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세대 이상 아파트와 5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입주자 모집과 관련한 승인 신청을 해야 한다.

공공택지와 달리 민간택지에 개발하는 민간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심사는 물론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시행사가 시장을 위협하는 분양가격을 제시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제주시 관계자는 “법률상 민간택지의 아파트 건설은 분양가 조정을 요구할 권한이 없다”며 “분양가격이 워낙 높아 향후 이 같은 고가 아파트는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옛 대한항공 주택사옥 위치도. 해당 부지에 204세대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가 들어선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옛 대한항공 사원주택 위치도. 해당 부지에 204세대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가 들어선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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