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색당이 31일 트렌스젠더의 삶을 세상에 알리는 ‘트렌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논평을 내고 “제주도정과 도의회는 차별금지조례를 제정하고 공공시설 성 중립 화장실을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녹색당은 “트렌스젠더 가시화의 날은 맞아 김기홍, 변희수, 이은용 등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난 트렌스젠더들을 추모한다. 또한 모두를 위한 차별 없는 제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는 2018년 국제질병분류표에서 트렌스젠더의 성 정체성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했던 관련 항목을 모두 삭제하고, 트렌스젠더가 겪는 스트레스에 대한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의 조치에도 여전히 한국사회 트렌스젠더들은 혐오와 배제가 만연한 고통 속에서 간신히 삶을 이어가거나 마감하고 있다”라며 “이들을 보호할 최소한의 법적 장치인 차별금지법 제정은 여전히 국회 표류 중이며, 거대 양당은 사회적 합의라는 핑계 속에 숨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제주의 현실은 이보다 더 암울하다. 지난해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서 성적지향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삭제됐고, 도의원은 공식 석상에서 ‘동성애자를 싫어한다’는 혐오 표현을 떳떳하게 드러냈다”고 피력했다. 

제주녹색당은 “제주도정과 도의회는 성소수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고 함께 살 수 있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차별금지·성평등 조례를 제정하고 故김기홍 씨가 생전 요구했던 성중립 화장실을 공공기과부터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소수자를 위한 인권은 결국 다수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공동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소수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날이 올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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