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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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주년 4.3희생자추념식이 봉행된 3일 제주 4.3평화교육센터 일대에서는 제주 제2공항 찬반 단체의 맞불 피켓 시위가 벌어졌다. 

제주 제2공항 찬반 단체들은 이날 오전 4.3희생자추념식장 진입로에서 각기 나뉘어져 현수막 홍보전을 전개했다. 

문재인 대통령 탑승 차량 동선으로 예상된 애조로·명림로 일대에서는 가두 홍보전도 동시에 진행됐다. 이들은 각각 제2공항 사업 철회 또는 정상추진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선봉(?)에 섰다. 원 지사는 이날 "제2공항 건설사업을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2공항 정상추진 건의문'을 발표하면서 불을 붙였다.

앞서 원 지사는 4.3추념식 제2공항 찬반 갈등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원 지사가 지난달 말께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을 직접 언급하면서다.

국가 원수의 동선은 통상적으로 비밀에 부쳐진다. 이번 73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일정도 일찌감치 조율이 이뤄졌지만, 외부에는 일절 공표되지는 않았다.

이 같은 지침을 모를리 없는 원 지사가 "대통령이 추념식에 참석한다"고 공언하면서 은연중에 도민사회에 알려지게 됐고, 제2공항 찬반 단체의 가두 홍보전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추념식장 일각에선 아무리 제주 제2공항이 지역 핵심 현안이지만, 찬반을 떠나 국가전체가 4.3 영령의 넋을 기리는 희생자추념식 날에 4.3의 화해와 상생 정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한편, 제주도는 원 지사의 제2공항 정상추진 건의문을 현장에서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추념식 진행여건 상 직접 전달하지 못했고 오는 5일께 공문으로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 제2공항 정상 추진 건의문은 오늘 낮 12시 20분께 청와대에 공문으로 전달됐다. 추념식 진행여건 상 직접 전달되지 못하고, 구두로 건의문 전달 의사를 밝힌 후 공문 형태로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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