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지난 10일 열린 4.3전시 '봄이 왐수다' 개막식 모습. 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재)경기아트센터와 수원시가 주최하고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범국민위)가 주관하는 제주4.3의 진실전 ‘봄이 왐수다’가 10일부터 17일까지 경기아트센터 대전시실에서 열린다.

4.3 73주년을 맞아 준비한 이번 전시는 4.3 관련 미국 비밀문서를 비롯해 다양한 구성으로 전시장을 채웠다. 

박진우 작가는 1948년에 주한 미군이 작성한 비밀문서를 발굴해 소개한다. 범국민위는 “4.3학살에 미군이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비밀에서 해제된 문서들이다. 또한 이승만 대통령이 제주민들을 ‘가혹하게 탄압하라’는 국무회의록 등의 문서가 전시돼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4.3의 진실을 분명히 밝힌다”고 소개한다.

이수진 작가는 4.3당시 제주 사람들이 주로 먹었던 보리를 소재로 10여 년째 4.3을 주제로 작품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된 30여 점의 작품들은 4.3발발부터 4.3특별법 개정까지 70여년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완결된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특히 작품의 염색에 필요한 보리, 흙, 동백잎과 동백꽃, 감귤나무 잎 등 모든 작품 소재를 4.3현장에서 직접 수집한 재료를 사용해 4.3의 아픔을 위무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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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작가의 서천꽃밭. 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4.3유가족인 양동규 작가는 4.3의 학살부터 희생자들의 해원까지 4.3의 진실과 그 동안 각계각층에서 이루어진 4.3알리기의 과정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을 통해 이야기했다.

범국민위는 “비극적인 현장 사진 대신 아름답지만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느껴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들로 전하는 그의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깊은 무게가 느껴졌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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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규 작가의 정드르비행장. 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윤상길 작가는 전통 망댕이 장작가마에서 백분토와 조합토, 무유, 백유 등의 재료를 이용해 제주라는 섬에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쫒기고, 숨고,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한다. 

도록에 스토리텔링화한 이하진 이야기 작가는 소재와 특징이 다른 5명 작가의 작품을 하나의 완결된 흐름으로 구성한다. 4.3을 잘 모르는 이들도 이번 전시 도록을 통해 4.3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정기엽 설치미술 작가는 가습장치와 헤이즈머신, 빔프로젝터 등의 다양한 설치물을 이용, 4.3당시 사라진 마을 중 한 곳인 제주시 해안마을 곤을동의 이야기를 담았다. 범국민위는 “작가는 70여년의 세월이 흐른 4.3의 역사를 오늘 이 순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 끝에 출렁거리는 안개 ‘속’을 통과하는 빛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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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길 작가의 합동위령제. 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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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엽 작가의 작품. 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전시 기간 동안 4.3전문 해설사들이 직접 해설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 도민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수칙의 범위내로 관람 인원 수를 제한한다.

한편, 10일 전시 개막식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격려사를 통해 “현기영 선생의 순이삼춘을 통해 4.3을 접하게 됐다. 국가를 지키라고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을 죽인 국가 폭력에 대한 공소시효는 폐지돼야 하며, 시효가 폐지돼야 공직자들이 공권력의 행사가 엄중한 것임을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정부담이 있더라도 배상을 해야 향후 국가 권력에 의해 개인이 피해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불법 공권력에 대한 배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3 유가족을 대표해 참석한 4.3희생자유족회 오임종 회장은 “유가족들의 마음은 4.3을 통해 인권과 평화의 나라가 되돌고 후손들을 위해 노력”할 것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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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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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합창단과 이재명 지사. 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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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오른쪽에서 다섯 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제주4.3범국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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