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예술칼럼, Peace Art Column] (49) 리춘펑 

제주도는 평화의 섬입니다. 항쟁과 학살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4.3이 그렇듯이 비극적 전쟁을 겪은 오키나와, 2·28 이래 40년간 독재체제를 겪어온 타이완도 예술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평화예술’이 역사와 함께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세 나라 세 섬의 예술가들이 연대해 평화예술운동을 벌여 왔습니다. 여기에 홍콩 보안법을 반대하는 시민투쟁으로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홍콩의 예술가도 합류했습니다. 이들의 평화예술운동에 대한 창작과 비평, 이론과 실천의 공진화(共進化)도 매우 중요합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네 나라 예술가들의 활동을 ‘평화예술칼럼(Peace Art Column)’을 통해 매주 소개합니다. 필자로 국외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어 일어, 영어 번역 원고도 동시 게재합니다. [편집자 글]
사진=리춘펑.
2019년 홍콩 저항 운동 당시의 노면 전차역, 홍콩 센트럴. 사진=리춘펑.
2019運動期間的中環,攝影:李俊峰
2019年の抗議運動時の路面電車駅、香港セントラル 撮影:リー・チュンフォン
A Tram Station in Central During the 2019 Movement in Hong Kong. Courtesy to Lee Chun Fung

제주도와 오키나와의 군사기지 건설 반대 운동,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아시아 곳곳에서 일어난 반핵 운동 등. 지난 10년간의 동아시아 사회운동은 토지와 생활공간, 경제적 분배의 모순을 둘러싼 대립을 계속하면서 첨예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영향력 증대와 개입해 들어오는 지배가 일으키는 불안과 저항 등 이데올로기적인 대립에 초점을 맞춘 움직임도 있다. 

후자는 최근 홍콩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주의 체제 개혁을 목표로 한 '우산 운동'이 종료된 지 약 1년 후인 2016년 이후 홍콩에서는 '로컬리즘'과 '홍콩 독립'에 따른 행동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부에서는 민중과 경찰의 격렬한 가두 충돌에 이르렀다. 2019년에는 도피범 인도 문제로 반년 가까이 투쟁이 계속되면서 많은 젊은이와 정치인이 체포 투옥되면서 사회에 집단적인 트라우마를 남겼다. 이 일련의 투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에, ‘로컬리즘’이라고 하는 생각이 있다. 이는 진보적 도시운동(urban movement)에서 최초로 탄생한 것으로, 활동가들은 ‘지역 의식’을 이용해 민주적 도시의 권리를 찾는 사람들을 단결시켰다. 그러나 로컬리즘은 이후 점차 보수적인(우익적인) 이데올로기로 옮겨가 중국과의 대립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것은 여전히 활발한 정치세력으로서 2019년의 저항 활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홍콩에서의 로컬리즘의 대두는 단순히 홍콩과 중국의 이데올로기 차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지나친 확대의 결과이기도 하다. 일본 좌익 이론가인 가라타니 고진의 분석으로는 현대 사회는 자본-국가-민족의 연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장이 너무 커져 국가 간 위계에서 거대한 이익을 얻기가 어려워지면 내셔널리즘에서 모순이 분출한다고 한다(가라타니, 2013년). 저명한 경제 사회학자인 칼 폴라니는 저서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 1944년)에서 비슷한 지적을 했다. 그는 시장자본주의의 확산과 제2차 세계대전 전야의 나치 파시즘의 대두와의 연관성을 찾음으로써 적절한 규제 없이 시장 확대를 허용하면 결국 전체주의 형태로 사회 자기방어가 이뤄지고 그것이 전쟁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자본주의의 확대는 폭력의 원천이며, 제동을 걸기 위한 국가의 개입과 규제는 중요한 행동이 된다. 주목할 것은 이들 분석이 국가, 자본, 인민의 3자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역설적인 관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인민의 힘은 자본에 대항하기 위해 국가와 단결해야 할 수도 있다. 평화란 사실 국가, 자본, 인민들 간의 결합과 견제의 결과이며, 의미 있는 사회운동은 이 역동적인 균형을 분석에 도입해야 한다. 액티비즘은 사회적 모순을 부르짖거나 표현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제창하는 윤리적 사상적 차원도 포함하고 있으며 특정 사회관계의 거시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구조의 분석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민족·인민을 ‘국가·자본’에 대한 저항 세력으로 파악하는 경우, 역사가 나타내듯이, 그것이 때로는 다른 폭력이나 분쟁의 원인이 되어 왔다. 현대의 사회운동은 네트워크화가 진행되어 ‘인민’이 복수의 얼굴을 가지게 되었지만, ‘인민‘이 반드시 진보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불필요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보수적이고 원망스러운 언설의 먹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동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 평화, 공존의 문제를 생각하는 데 있어서 우리의 상황이 점점 복잡하게 얽혀 가는 가운데 예술가·액티비스트는 다양한 투쟁의 배후에 있는 모순에 대한 통찰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민주주의와 평화 문제에 대한 이해와 대화를 어떻게 심화시킬 수 있을까? 이들의 질문은 점점 절박해지고 있다.

# 리춘펑

리춘펑(李俊峰, LEE Chun-Fung)은 홍콩에 거주하는 예술가이자 큐레이터이다. 그의 작품들은 공간적,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서 공동의 관계를 탐구한다. 그는 <Can We Live Together?>(2014) 등과 같은 큐레이터 프로젝트를 비롯해 <Cycling to the Square>(2010~), <Pitt Street Riot>(2014) 등의 프로젝트에서 참여적인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홍콩의 풀뿌리 동네인 야우마테이(Yau Ma Tei)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예술 공간인 우퍼텐(Woofer Ten, 2009-2015)을 포함한 여러 예술 이니셔티브의 공동 창립자였다. 한편, 그는 동아시아 멀티미팅(Multiple Meeting, 2012-2013)과 <Art/Activist-in-Residence>(2011-2015)와 같은 프로젝트와 함께 지역 간 예술/활동가 교류에 힘쓰고 있다.


有關香港抗爭運動及本土主義的筆記 
李俊峰 

縱觀過去十年,東亞各地的社會運動朝著激進化發展;這些運動部分源自土地、生活空間與經濟分配的矛盾,比如發生在濟州與沖繩的反對軍事建設運動,2011年福島核災後在東亞各地引發的反核運動等。與此同時,亦包括一些聚焦在意識型態對抗的運動,比如因中國的影響力和干預控制的提升而引發的焦慮與反抗,後者在香港近年愈趨尖銳。自2016年起,即那場追求民主制度改革的「雨傘運動」告終差不多一年過後,連串以「本土主義」 (localism) 及至以「香港獨立」作為主張的行動在港爆發,部分演變成人民與警察在街頭激烈的沖突,直至2019年因兩地的逃犯互送問題觸發持續近大半年的激烈抗爭,大批年青人及政治人物被捕入獄,在社會留下重大創傷。

其中一個認識這連串抗爭的方向是「本土主義」的發展軌跡。這主張最初出現在進步的城市運動 (urban movement),行動者以「本土意識」作為號召,團結民眾爭取公義、民主的城市權利。然而,往後本土主義漸轉為保守的(右翼)意識形態,矛盾聚焦在對抗
中共的層面,至今仍為相當活躍的政治力量,並在2019運動中亦扮演重要角色。其實,香港本土主義的出現並非單單來自中港兩地的意識形態差異,也可視為資本主義過度擴張的結果。借日本左翼理論家柄谷行人(Kojin Karatani)的分析,現代社會建立在「資本-國家-民族/人民」(Capital-Nation State-Nation) 三個層面的環環相扣上,當市場過度擴張,其運作漸難以從國際的階層差異中尋找巨大利潤時,矛盾便會從國族主義中爆發 (柄谷行人 2013) 。

另一位著名的經濟社會學家卡爾·波蘭尼(Karl Polanyi)在他的著作《大轉型》(The Great Transformation, 1944)中亦有相似觀點。藉著勾勒資本主義的擴充歷史與二戰前夕納粹/法西斯主義浪潮冒起的聯繫,他指出若放任市場不斷擴張,終將引發以極權主義方式出現的「社會自我保護」(Self-Protection of Society) ,而這亦是戰爭爆發的原因。是以,資本主義的擴張是種種暴力的源頭,而國家干預和制衡是一個相當重要的因素。

值得注意是,這些分析指出一個弔詭關係,無論是國家、資本與人民,三者其實亦非獨立地存在,比如人民的力量有時亦得聯合國家來制衡資本;在此一意義下,「和平」其實是國家、資本與人民互相聯合與制衡下的結果,有意義的社會運動必須將此一動態平衡納入分析。比如,行動主義不只是社會矛盾的吶喊或再現,也包括它倡議的倫理、意識形態維度,宏觀的政治經濟結構與具體的社會關係的分析亦不應忽視。

另一方面,當「民族/人民」被視作為「國家-資本」的對抗,從歷史可知道,有時亦是導致另些暴力與矛盾的源頭。當代社會運動日益網絡化,「人民」展現了它的多重面貌,雖然有其一定的意義,但我們並不可假設「人民」在本質上是必然的進步主體,如「人民」有時會落入保守、妒恨性的論述力量,在人與人之間發動不必要的戰爭。無論如何,在思考東亞區域上的民主、和平與共存等問題上,我們的處境變得愈來愈複雜和糾結,藝術家/行動者應如何深入認識各人民抗爭背後的種種矛盾?深化各自對民主和和平等問題的理解和對話?這些問題似乎愈見急迫。


香港における闘争とローカリズムに関する問題
リー・チュンフォン

過去10年間、東アジアの社会運動は、済州島や沖縄での反軍事基地建設運動や、2011年の福島原発事故後に東アジア各地で起きた反核運動など、土地や生活空間、経済的分配の矛盾をめぐる対立もあって、先鋭化している。その一方で、中国の影響力の増大や介入的な支配が引き起こす不安や抵抗など、イデオロギー的な対立に焦点を当てた動きもあり、後者は近年、香港でますます顕著になっている。

民主主義体制の改革を目指した「雨傘運動」が終了してから約1年後の2016年以降、香港では「ローカリズム」や「香港独立」に基づく行動が相次いで発生し、一部では民衆と警察の激しい街頭衝突に至った。2019年には、逃亡犯の身柄引き渡し問題が引き金となって半年近くに及ぶ闘争が続き、多くの若者や政治家が逮捕・投獄され、社会に集団的なトラウマを残した。

この一連の闘争を理解する一つの方法に、「ローカリズム」という考え方がある。この考え方は、進歩的都市運動(urban movement)の中で最初に生まれたもので、活動家たちは「地元意識」を利用して、民主的な都市の権利を求める人々を団結させた。しかし、ローカリズムはその後、次第に保守的な(右翼的な)イデオロギーに移行して、中国との対立に焦点を当てるようになった。それは今なお活発な政治勢力であり、2019年の抗議活動でも重要な役割を果たしている。実は、香港におけるローカリズムの台頭は、単に香港と中国のイデオロギーの違いによるものではなく、資本主義の行き過ぎた拡大の結果でもある。日本の左翼理論家である柄谷行人の分析では、現代社会は 「資本-國家-民族/人民」  の連動で成り立っている。市場が拡大しすぎて、国家間のヒエラルキーから巨大な利益を得ることが困難になると、ナショナリズムから矛盾が噴出するという(柄谷2013年)。

同じく著名な経済社会学者であるカール・ポランニーは、著書『The Great Transformation』(1944年)の中で同様の指摘をしている。彼は、市場資本主義の拡大と第二次世界大戦前夜のナチス・ファシズムの台頭との関連をたどることで、適切な規制なく市場の拡大を許せば、最終的には全体主義という形で「社会の自己防衛」が行われ、それが戦争の主な原因になると主張した。このように、資本主義の拡大は暴力の源であり、歯止めをかけるための国家の介入と規制は重要な行動となる。

注目すべきは、これらの分析が、国家、資本、人民の三者が独立して存在するのではなく、そこに逆説的な関係があることを指摘していることだ。例えば、人民の力は、資本に対抗するために国家と団結しなければならないこともある。「平和」とは、実は国家、資本、人々の間の結合と牽制の結果であり、意味のある社会運動は、このダイナミックなバランスを分析に取り入れなければならない。アクティビズムは社会的矛盾を叫ぶ、あるいは表現するだけでなく、それが提唱する倫理的、思想的な次元も含んでおり、特定の社会関係のマクロ政治的そして経済的構造の分析も無視できない。

一方で、民族/人民を「国家-資本」への抵抗勢力と捉える場合、歴史が示すように、それが時には別の暴力や紛争の原因になってきた。現代の社会運動はネットワーク化が進み、「人民」が複数の顔を持つようになったが、「人民」が必ずしも進歩的な性格を持つものとはいえない。不必要な戦争を引き起こすような保守的で恨みがましい言説の餌食になることもあるからだ。いずれにしても、東アジア地域の民主主義、平和、共存の問題を考えるうえで、私たちの状況がますます複雑に絡み合っていく中で、アーティスト/アクティビストは、さまざまな闘争の背後にある矛盾への洞察をどのように生み出すことができるのか。民主主義と平和の問題についての理解と対話をどう深めることができるのか。これらの問いかけは、ますます切迫したものとなっている。


Notes on the Hong Kong Protests and Localism
Lee Chun Fung

Over the past decade, social movements have been radicalized across East Asia, partly it is due to the conflicts over land, living space and economic issues, such as the anti-military construction movements in Jeju and Okinawa, and the anti-nuclear movements across East Asia after the Fukushima nuclear disaster in 2011. At the same time, there are also movements that focus on ideological confrontations, such as the resistance triggered by China's increased influence and interventionist control, the latter of which has become more acute in Hong Kong in recent years. 

Since 2016, almost a year after the end of the Umbrella Movement, which sought to reform the democratic system, a series of actions based on "localism" and even "Hong Kong independence" have erupted in Hong Kong, partly resulting in fierce street clashes between the people and police. Until 2019, when the issue of extradition triggered a huge struggle that lasted for almost half a year, with a large number of young people and politicians were arrested and imprisoned, leaving a collective trauma on the society.

One way of understanding this series of struggles is through the idea of 'localism'. This idea first emerged in the progressive urban movement, where activists used 'local consciousness' to unite people fighting for democratic urban rights. However, localism has since shifted to a conservative (right-wing) ideology gradually, with the conflict focusing on the fight against China. It is still an active political force and has played an important role in the 2019 protests. In fact, the emergence of localism in Hong Kong is not simply the result of ideological differences between Hong Kong and China, but also the result of the over-expansion of capitalism. In the analysis of Japanese left-wing theorist Kojin Karatani, modern society is based on the interlocking of the “Capital-Nation State-Nation”. When the market expands too much and it becomes difficult to find huge profits from hierarchy between the state, contradictions erupt from nationalism (2013).

Another prominent economic sociologist, Karl Polanyi, made a similar point in his book The Great Transformation (1944). By tracing the connection between the expansion of market capitalism and the rise of the Nazi/fascism on the eve of the Second World War, he argued that if the market was allowed to expand without proper regulation, it would eventually lead to the 'Self-Protection of Society' in the form of totalitarianism, which was the main cause of the war. Thus, the expansion of capitalism is a dominant source of violence, and state regulation to make a balances is an important action.

It is worth noting that these analyses point to a paradoxical relationship between the state, capital and nation/the people, as the three do not exist independently. For example, activism is not only a shout or representation of the social contradictions, but also includes the ethical and ideological dimensions it advocates, and the analysis of macro political and economic structures of specific social relations should not be ignored.

On the other hand, when the nation/people are seen as a 'state-capital' resistance, what we saw from the history is that, this has sometimes been the source of other violence and conflicts. While the contemporary social movements are increasingly networked and that the ‘people’ have revealed their multiple faces, we cannot assume that the 'people' are necessarily progressive in nature, as they sometimes fall prey to conservative, resentment discourse that wage unnecessary wars. In any case, as our situation becomes increasingly complicated and tangled in dismantling about issues of democracy, peace and coexistence in the East Asian region, how can artists/activists produce insights into the contradictions behind the various struggles? How can we deepen the understanding and dialogue on issues of democracy and peace? These questions seem increasingly urg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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