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취재]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 저상버스 체험...보편적 이동권 무색 ‘곳곳 문제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후 2시10분 제주시 탐라광장에서 325번 저상버스에 타기 위해 휠체어를 끌고 도로로 내려왔다. 중앙차로제와 달리 버스가 인도와 멀리 떨어진 곳에 정차해 급경사가 만들어졌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후 2시10분 제주시 탐라광장에서 325번 저상버스에 타기 위해 휠체어를 끌고 도로로 내려왔다. 중앙차로제와 달리 버스가 인도와 멀리 떨어진 곳에 정차해 급경사가 만들어졌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도가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함께 편의성을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현실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버스 이용을 꺼리고 있다.

저상버스 발판이 고장나 작동하지 않거나, 휠체어가 탈 수 없는 정차 위치나 버스 높이 등 곳곳서 문제투성이였다.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는 17일 제주시청과 광양광장에서 저상버스를 이용해 한라수목원까지 이동하는 교통약자 체험에 나섰다.

현장에는 고은실 제주도의원과 고선려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장 등이 참석해 직접 휠체어를 타고 버스정류소로 이동해 대중교통에 몸을 실었다.

고 의원은 오후 1시20분 제주시청에서 432번 저상버스를 타고 탐라광장까지 이동했다. 이어 오후 2시10분쯤 325번 저상버스로 환승해 한라수목원으로 향했다.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시스템 오류로 432번 버스의 출도착 정보가 버스정보스템은 물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도 나오지 않았다. 버스정류장에서 도착 알림 방송도 누락됐다.

반면 버스는 예정된 시간에 시청에 도착했다. 휄체어를 발견한 운전기사는 자동으로 버스 높이를 낮추고 전동식 발판을 인도와 일직선이 되도록 조정했다.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후 1시20분 제주시청에서 432번 저상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앙차로제는 버스가 인도와 근접해 탑승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제주의소리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후 1시20분 제주시청에서 432번 저상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앙차로제는 버스가 인도와 근접해 탑승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후 2시10분 제주시 탐라광장에서 325번 저상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앙차로제와 달리 버스가 인도와 멀리 떨어진 곳에 정차해 급경사가 만들어졌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후 2시10분 제주시 탐라광장에서 325번 저상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앙차로제와 달리 버스가 인도와 멀리 떨어진 곳에 정차해 급경사가 만들어졌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장애인들이 차량에 오르자 전용 좌석으로 안내한 후 결박장치를 휠체어에 고정했다. 탐라광장 도착 후에도 직접 장치를 해제하고 버스 높이를 낮춰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시청의 경우 버스전용 차선에 맞춰 버스와 인도 사이 거리가 좁았지만 탐라광장은 버스가 정류소와 떨어진 곳에 정차해 장애인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버스가 높이를 낮춰 발판을 내렸지만 이마저 공중에 뜨면서 급경사가 만들어졌다. 장애인 홀로 휠체어를 밀어 올라갈 상황이 아니었다. 제3자의 도움없이는 버스에 오를 수 없었다.

광양광장에서 415번을 타고 한라수목원으로 향하려던 장애인들은 저상버스의 발판이 작동하지 않아 버스에 오르지도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장애인위원회는 2018년에도 휠체어를 타고 제주시청에서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이동하는 대중교통 체험에 나선바 있다. 당시 제주시에는 저상버스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교통약자를 위한다며 준저상버스가 운행에 나섰지만 휠체어가 계단과 출입구 사이 세워진 봉에 막혀 버스에 오르지도 못했다. 일반 버스는 탑승 자체가 불가능했다.

17일 오후 1시20분 정의당 고은실 제주도의원이 제주시청에서 432번 저상버스에 오르자 버스운전기사가 안전을 위해 휠체어에 고정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17일 오후 1시20분 정의당 고은실 제주도의원이 제주시청에서 432번 저상버스에 오르자 버스운전기사가 안전을 위해 휠체어에 고정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후 2시10분 제주시 탐라광장에서 325번 저상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앙차로제와 달리 버스가 인도와 멀리 떨어진 곳에 정차해 교통약자들이 탑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후 2시10분 제주시 탐라광장에서 325번 저상버스에 오르고 있다. 중앙차로제와 달리 버스가 인도와 멀리 떨어진 곳에 정차해 교통약자들이 탑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019년 전기저상버스 20대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제주시와 서귀포시 33개 노선에서 저상버스가 운행 중이지만 원하는 노선을 이용하기에는 여전히 제약이 뒤따른다.

버스에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과 일부 탑승객들의 따가운 시선도 교통약자들의 대중교통을 이용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고은실 의원은 “대중교통은 장애인과 노인, 어린이 등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저상버스 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역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고선려 장애인위원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불편함과 제약이 있어서는 안된다. 특히 장애인은 장애인차별 금지법 제4조2항에 따라 비장애인과 동등한 편의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오늘 체험을 통해 대중교통개편의 실태를 고발하고 대안마련을 요구할 것”이라며 “정책과 일상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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