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을 다룬 국내 첫 문학작품인 ‘순이삼춘’의 저자 현기영 작가의 육필원고를 제주문학관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현 작가는 17일 오후 3시30분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원희룡 도지사와 만나 자전적 장편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 육필원고를 기증했다.

이 자리에서 현 작가는 “제주문학관이 제주도 문인들의 오랜 염원 끝에 탄생하는 만큼 도민과 문학인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돼야 한다. 원고 기증이 도민들이 문학관 자료수집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다”고 말했다.

이에 원 지사는 “육필원고 기증에 감사드린다. 책임감을 갖고 소중히 관리‧전시하면서 제주의 시대 정신과 제주문학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유년 시절 제주의 기억, 4.3의 아픔, 사춘기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들 등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어져 있는 단편의 연작이다. 단행본으로 출판되기 전에 계간 ‘실천문학’에 1994년 겨울호부터 1996년 겨울호까지 9회에 걸쳐 연재됐다.

광복 이후 한국 현대사를 아우르는 서사성과 제주 자연을 묘사한 서정성이 조화를 이뤄 1990년대 소설 문학의 최대 성과의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제주시 연북로에 들어서는 제주문학관은 올해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지역 원로문인들의 작품 1085점 등 1173점이 수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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