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착수...유해야생동물 지정 등 찬반 여론 첨예 

2020년 6월28일 야생들개가 제주시 한림읍 한우농가에 침입해 송아지를 공격하는 모습.
2020년 6월28일 야생들개가 제주시 한림읍 한우농가에 침입해 송아지를 공격하는 모습.

최근 중산간 지역을 중심을 들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자 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야생들개 관리를 위한 용역을 추진해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의뢰해 ‘중산간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용역’이 진행 중이다.
 
이번 용역은 최근 들개가 농가에 침입해 송아지를 물어 죽이고 중산간 숲길은 물론 골프장까지 나타나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들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유해야생동물에 해당되지 않아 총기 등을 이용해 함부로 포획하기도 어렵다.

더욱이 들개 대부분이 주인에게 버려져 야생화된 경우여서 유해동물로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구체적 서식조사가 이뤄진 전례도 없어 개체수도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에서는 포획틀을 이용해 해마다 유기견 포획에 나서고 있다. 다만 유해야생동물로 구분되지 않아 야생동물구조센터 등 유기견 관리 시설로 보내지고 있다.

2020년 한해 제주에서 포획틀을 이용해 잡은 유기견만 147마리다. 이중 일부는 야생화 된 들개지만 나머지는 마을을 떠돌아 다니는 유기견들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인천시에서는 3차례 이상 들개 포획에 실패할 경우 개체정보를 특정해 전문포획업체에 1마리당 50만원을 주고 잡아들이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3월17일부터 4월16일까지 시민들을 대상으로 포획 지원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 622명, 반대 734명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다소 우세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포획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어 이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반대가 다소 많았지만 포획 실패를 조건으로 전문업체를 통한 포획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용역을 통해 야생 들개에 대한 도민들의 인식을 조사하고 서식 실태도 확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들개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고 담당 부서도 명확히 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피해를 준 들개에 대해서 유해야생동물에 준해 관리할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전국적으로 야생들개에 대한 관리방안이 마련된 사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용역을 통해 야생화된 들개의 기준을 자체적으로 정립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동물단체 등에서 우려하는 부분도 의견수렴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