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의 날 ‘420 장애인 문화제’ 개최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지난 19일 오후 2시 ‘장애인이여! 차별에 저항하라!’라는 부제의 ‘420 장애인 문화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사진=제주장애인인권포럼 유튜브 갈무리.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차별에 저항하려는 제주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상임대표 김성완)은 지난 19일 오후 2시 ‘장애인이여! 차별에 저항하라!’라는 부제의 ‘420 장애인 문화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7번째를 맞은 ‘420 장애인 문화제’는 행정기관에서 주도하는 일률적인 행사를 지양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알리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번 문화제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사전 제작한 녹화영상을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유튜브를 통해 송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문화제에 앞서 김성완 상임대표는 “단순히 기념하는 장애인의 날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를 우리들의 입으로 지역사회에 전달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 장애인들은 장애라는 이유로 차별받거나 배제돼선 안 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장애는 틀림이 아닌 다름이다. 모습의 차이로 인간으로서의 가치에 차이를 둘 수 없다. 우리는 특별한 대우를 원하지 않는다. 지역 사회에서 사람답게 평등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활동가의 자유발언과 장애인 문화예술인의 공연으로 진행된 문화제는 시각장애인 가수로 활동 중인 임예은 씨가 안치환의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막이 올랐다.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요구안을 발표하는 5분 자유발언에서 이승훈 제주장애인인권포럼 활동가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차별받고 있다며 재난안전 종합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 활동가는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삶의 일부가 된 지 1년,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지자체에 권고했으나 제주는 지금까지도 세부적인 종합대책과 적절한 예산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관련 조례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만 유일하게 없다. 재난 상황서 장애인은 늘 차별과 불평등을 겪어왔고 매번 반복되고 있다”며 “비장애인 중심이 아닌 전장애 유형을 포괄한 재난 안전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김대홍 활동가 ▲최한승 활동가 ▲김도경 활동가 ▲부정훈 활동가 등 장애인 당사자들이 △발달장애인 실종대책에 대한 실종 전담기구 설치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전면재검토 △장애인 평생교육 물적·질적 인프라 개선 △이동권 보장 △장애인문화예술교육지원기관 설치 등을 요구했다.

김성완 상임대표는 “영상으로나마 장애 때문에 죽어가고 학대받고 배제되는 사회가 아닌 지역 사회에서 사람답게 평등한 삶을 살아가고 싶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니 우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달라”고 말했다.

420 장애인 문화제는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유튜브 채널(youtu.be/CIm4P37tHOc)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다음은 2021년 중증장애인 5대 요구안

단 하루의 조명과 364일의 소외된 삶을 우리는 단호히 거부하며 지역사회에서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삶을 원한다.

4월20일, 정부가 정한 법정기념일인 장애인의 날이다. 최근 들어 혹자는 이만하면 장애인의 삶의 질이 나아진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현 정부 역시 포용적 복지국가를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현실은 과연 어떠한가, 코로나19로 인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회, 아동에 비해 10배가 넘는 발달장애인의 실종신고에도 아무런 대책없이 묵묵부답인 정부, 성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43%인데 반해 장애인 평생교육 참여율 0.2%인 평생교육환경, 지역사회 참여를 가로막는 보행환경과 허울뿐인 저상버스. 이러한 현실이 과연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비장애인이 기본적으로 누리고 있는 권리를 우리도 시민으로서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평등하게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다   음 -
1. 장애인의 재난안전 종합대책을 수립하라
 가. 제주지역 감염병·재난안전 조례 조속히 제정
 나. 전 장애 유형을 포괄한 장애인 재난안전 종합대책 마련 및 수립

2. 발달장애인 실종대책을 마련하라
 가. 발달장애인 실종 전담기구 지정 및 설치
 나.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전면 재검토

3. 장애인 평생교육 전달체계를 명확히 하라
 가. 장애인 평생교육시설의 물적, 질적 지원, 인프라 개선
 나. 모든 유형의 장애인을 포괄할 수 있는 평생교육 전달체계 마련

4.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싶다. 이동권을 보장하라
 가. 저상버스 100%도입 및 접근할 수 있는 승하차장 구축
 나. 교통약자이동지원차량의 배차시간 단축방안을 마련
 다.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보행환경 구축 

5. 장애인 문화예술 교육지원기관 즉각 설치하라
 가. 장애인문화예술교육지원기관 설치
 나.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 공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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