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원희룡, 행정시장 직선제 "반대" 예고제 "긍정적"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 행정시장 직선제를 반대하면서도 일명 '러닝메이트제'로 불리는 행정시장 예고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도 행정시장 예고제 도입을 검토했지만, 후보군들 간 내분을 우려해 접었다는 뒷이야기도 꺼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1일 속개된 제394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김황국 의원(국민의힘, 제주시 용담동)의 질문에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황국 의원은 "행정시장 직선제 관련 의회에서 지속적으로 제주도에 요구했고, 의원입법 발의로 제안했음에도 번번히 정부에서 불수용했다. 제주특별법 전부개정안 과제에도 들어갔는데, 행정시장 직선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소신있는 답변을 바란다"고 물었다.

원 지사는 "여러차례 답변한 바 있지만, 행정시장을 임명제로 간 것은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할 때 결정된 사안이지 않나. 당시 출범한 특별자치도 체계 전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만약에 행정시를 분리시켜서 간다고 하면 저는 거기에 따른 조례나 예산 견제가 같이 가야하기 때문에 의회와 행정집행권이 함께 가야한다. 절충안은 얼핏 문제가 해결된 것 같지만 단점이 드러나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제가 (행정시장 직선제를) 절대 안된다는 것보다는 그게 더 나은 대안인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김 의원은 또 다른 제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행정시장 예고제, 일명 '러닝메이트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선거 과정에서 4년간의 임기를 함께 맡을 행정시장 임명자를 미리 공표해 도민들의 선택을 받자는 취지다.

이 같은 제안에 원 지사도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도)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원 지사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난 선거 당시에도)러닝메이트제 검토도 했는데, 한 사람을 러닝메이트로 정해버리면 시장직에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이 다 반대편으로 간다고 조언해서 러닝메이트를 못했다"는 뒷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원 지사가 제주도지사에 첫 도전한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측은 '책임도정 구현'을 내걸고 임기 4년을 보장하는 제주시·서귀포시장을 예고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도민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려면 지사와 같이 행정 운영하는 분들을 미리 예고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고 말했고, 원 지사도 "선거에 자신이 있고 소신이 있다면 하는 것도 좋다"고 화답했다.

행정구역 조정과 관련한 고민도 꺼냈다. 원 지사는 "제주시가 너무 커서 개편하긴 해야 하지만, 지난번 행정체제개편위원회 안은 행정시장 직선제와 묶여있어 일단 중단됐다"며 "구역을 나누면 2개냐 3개냐에 따라 공무원 조직, 청사, 공용물품을 쪼개는 문제, 환경처리시설 문제 등이 불거지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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