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나 깔따구 유충이 나온 강정정수장 수도 공급과 관련해 제주상하수도본부가 원인 발표 없이 설비를 확충하고 상수도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

30일 제주도에 따르면 유충 발생 신고에 따라 어승생과 남원, 회수정수장에서 대체 공급하던 강정정수장 상수도가 30일부터 정상 공급된다.

상하수도본부는 2020년 10월 강정정수장 상수도 공급 주택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생한 이후 대대적인 시설 정비에 나섰지만 올해 2월 서귀포시 보목동의 한 주택에서 또다시 유충이 나왔다.

1987년 준공된 강정정수장은 서귀포 2만4000여가구, 6만1000여명의 급수를 책임지고 있다. 모레와 자갈 등에 물을 통과시켜 이물질을 제거하는 급속 여과지 방식으로 정수를 해왔다.

상하수도본부는 여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흥가압장으로 이어지는 송수관 수리를 마무리하고 기존 정밀여과장치 고장에 대비해 4억원을 투입해 예비용 정밀여과장치를 추가 설치했다.

강정정수장에서 거를 수 있는 이물질의 크기는 0.47mm다. 융흥가압장에 설치된 정밀여과장치는 0.005mm까지 거를 수 있다. 0.1mm 내외의 유충은 이를 통과할 수 없다.

상하수도본부는 설비 추가와 함께 계통 배수지를 청소하고 비상 관로를 연결했다. 7차례에 걸쳐 환경부 기술 지원을 받아 정수 처리를 고도화하고 있다. 

취수 단계부터 원수에 포함된 유충을 걸러내기 위해 6월까지 20억원을 투입해 지하수 관정 입구에 0.005mm 규격의 섬유상여과장치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내 17개 정수장과 164개 배수지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올해 100억원을 투입해 한림과 애월, 월산, 별도봉 등 4개 정수장에 대한 개량 사업도 추진한다.

당초 상하수도본부는 2020년 12월 제주해군기지 진입로 공사중 강정정수장에서 용흥가압장으로 향하는 송수관이 파손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다만 교체 없이 파손 부위만 수리했다. 

며칠 후 용흥가압장에 설치된 정밀여과장치가 고장나면서 유충 등 이물질 제거에 문제가 생겼다. 송수관 파손과정에서 발생한 흙 등이 흘러 정밀여과장치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는 2개월 넘게 전남대학교 연구진 등이 참여하는 역학조사반의 분석을 토대로 조만간 유충 발생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유충 발생 원인은 조만간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정밀여과를 통해 유충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상수도 공급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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