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시민사회단체·정당, 29일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 촉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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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은 29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제주도정과 해수부를 향해 돌고래 바다쉼터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최근 제주 A 돌고래 체험시설에서 8개월간 세 마리의 사육 돌고래가 폐사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12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은 29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업체는 마지막 남은 돌고래 화순이를 방류하고 제주도와 해양수산부는 돌고래 바다 쉼터를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A 돌고래 체험시설에서는 지난해 8월 28일 안덕이, 9월 24일 달콩이 폐사에 이어 올해 3월 낙원이까지 폐사하는 등 8개월간 세 마리가 폐사해 좁은 수조와 체험프로그램 등에 따라 폐사했다는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좁은 수조, 포획, 감금, 체험 프로그램에 따라 돌고가 폐사 주장과 관련해 A업체는 “돌고래 폐사는 감금과 체험이 원인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감금당하고 체험프로그램에 이용당한 돌고래들의 잇따른 죽음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며 “제주도는 동물을 오락거리로 전락시켜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산업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돌고래들을 위한 병원은 바다다. 아무 죄 없이 잡혀 와 감금당한 채 체험에 동원되고 있는 돌고래들을 바다로 보내지 않는다면 제주는 죽어가는 섬, 학대하는 섬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회원 역시 “해수부와 제주도청의 무관심이 문제다. 바다쉼터를 마련해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들이 바다와 비슷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노예처럼 수입해 오락거리로 소비되던 A업체에서 8개월간 3마리가 폐사했다. 당장 A업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혜린 시셰퍼드코리아 대표는 “A업체는 최선을 다했고 돌고래들도 건강했으며 이제와서 폐사 이유에 대해 통계적으로 어떤 내용이 맞고 틀린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했다”며 “납치범이 인질을 잘 돌본다고 한들 건강할 리 만무하다”고 쏘아붙였다.

또 “핫핑크돌핀스가 돌고래들을 살펴본 결과 돌고래들은 정형행동을 보이며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라며 “A업체는 영업중단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학대의 대가를 세금으로 메우려 해선 안 된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서울에서 내려와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상임대표는 “생명에 대한 예의가 무시된 동물착취 본거지 제주도에 윤리적 성찰을 요구한다”며 “전국적으로 동물 오락 사업이 가장 많은 곳이 제주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각성하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회견문을 통해 “야생에서 살다가 강제로 잡혀 온 돌고래는 감금돼 쇼와 체험, 전시에 이용됐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착취당해온 돌고래 대부분은 이미 폐사했다”며 “지금껏 국내 돌고래 착취 산업 한 가운데는 A업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업체는 남은 한 마리 돌고래라도 살려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회피한 채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겉으로는 남아있는 화순이가 건강하길 바란다면서도 강제로 붙들고 수영체험을 시키고 있는 것이 실상”이라고 피력했다.

또 “그러면서 그동안 반입한 8마리 중 7마리가 죽어 영업 유지가 어려워지자 이제야 돌고래 방류를 조건으로 해수부에 영업 보상을 요구하는 A업체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행정당국에 돌고래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해도 수족관 업계의 비협조와 정부 의지 부족 문제로 제자리걸음”이라면서 “수족관 돌고래들의 연이은 죽음은 더 이상 수족관 돌고래 문제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국민적 요구를 불러일으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의 문제는 A업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에서 오락거리로 동물을 소비하는 쇼들이다”라며 “제주는 지난날의 오명을 뒤돌아보고 아름다운 환경 보전과 생태계 조성에 힘쓰며 진정한 자연의 섬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은 인간다운 삶의 환경에서 살 권리, 동물은 동물 본연에 맞는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이는 모두 함께 실현해나가야 할 공동의 목표”라며 “자연을 보전해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돌고래는 자아를 인식하는 동물로 사회성이 뛰어나고 무리지어 생활한다. 그동안 동료들의 죽음을 보며 홀로 남아있는 화순이 역시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라며 “화순이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제주도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또 “A업체는 마지막 남은 단 한 마리 돌고래 화순이 방류에 조건 없이 임해야 하며, 제주도와 해수부는 돌고래 바다 쉼터 조성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참여 12개 단체(가나다순)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시셰퍼드코리아 △정치하는엄마들 △제주녹색당 △제주동물권연구소 △제주동물사랑실천 혼디도랑 △제주환경운동연합 △핫핑크돌핀스 이하 12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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