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린성 작가, 16일까지 아트스페이스·씨서 사진전

김린성의 사진 작품. 제공=아트스페이스씨.
김린성의 사진 작품. 제공=아트스페이스씨.

김린성 작가는 9일부터 16일까지 제주시 중앙로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씨에서 사진전 ‘이왁(이야기)’을 개최한다. 

작가는 10년 이상 노인들의 낡은 집을 방문하며 그곳의 풍경과 사연을 찍고 듣고 기록했다. 작품 해설을 쓴 고승욱 작가는 “김린성이 찍은 폐가는 올레, 환경, 생태, 평화, 힐링이 좌절되는 곳이다. 진실의 두려움을 가리기 위해 쳐놓은 환상의 장막이 불타버린 곳이다. 폐티쉬의 무덤인 이곳에서 김린성은 어떤 진실을 엿보았고 어떤 실재를 탐닉했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더불어 “나는 김린성의 포토그램을 보면서 그가 만들어 낸 이미지를 무어라 부를까 고민했 다. 포즈는 있으나 응시를 잃은 이미지, 흐느적거리지만 촉감이 없는 이미지. 출혈, 골절, 괴사...마치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담뱃갑에 등장할만한 이미지들. 길을 헤매던 나의 고민은 엉뚱하게도 ‘정조 없는 이미지’라는 말에서 멈춘다”고 설명한다.

김린성의 사진 작품. 제공=아트스페이스씨.
김린성의 사진 작품. 제공=아트스페이스씨.

고승욱은 “정조를 ‘지켜야 할 어떤 것’으로 이해한다면 ‘정조’ 대신 ‘신념’이나 ‘약속’으로 바꾸어 읽어도 무방하다. (김린성의 작품은) 정조가 없고, 신념이 없고, 약속이 없는 이미지, 지킬 것이 없는 이미지”라며 “김린성은 정조 없는 이미지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것 같다. 그보다 먼저 김린성이 느끼는 매혹의 근원은 이 잡것들이 떨치는 해방감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린성은 필름 카메라로 제주 오름 풍광을 찍다가 10년 이상 폐가 혹은 폐가 수준의 낡은 집들을 주로 살피고 있다. 미용사, 카페 사장 등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할랄 음식점 '와르다'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 관람 시간은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다.

아트스페이스·씨
제주시 중앙로 69 아트스페이스.씨 지하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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