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이상 모임금지 등 위반사례 수두룩...'식사 방역' 등 현실 괴리 극복해야

제주지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세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11일 하룻만에 13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연일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했다.

최근 일주일간 9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3.14명에 이른다. 적어도 제주에서는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과언이 아니다.

대다수의 확진 사례가 지역 내 확진자에 의한 감염이라는 점은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5월에만 1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중 73%에 달하는 84명이 제주지역 확진자와의 접촉에 의한 감염사례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진자 확산 추이가 관광객 중심에서 도민 중심으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그 발단에는 '방역수칙 위반' 사례들이 있었다. 가장 기초적인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위반 사례와 마스크 미착용 사례가 대다수다.

최근 제주대학교는 1만여 재학생 전원에 대한 '전면 비대면 수업 전환'으로 사실상 학교를 봉쇄하는 강수를 뒀다. 이는 제주대 인문대학 내 집단감염 사례에 따른 결정이었다.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대 재학생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중 인문대학 소속 재학생은 11명에 달했다.

방역당국 역학조사 결과, 인문대 재학생들은 5인 이상 사적모임 제한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11명의 학생이 방역지침을 어기고 무리지어 테이블을 나눠 앉는 등 이른바 '쪼개기 방식'의 모임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서귀포시 한 가정에서는 제사를 이유로 가족과 친인척 등 20여명이 참석해 관련 확진자가 5명이 발생했다. 지침상 제사는 직계가족에 한해 최대 8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파티24로 대표된 유흥주점 발 확진 사례도 방역지침 위반 사례다. 제주도는 출입자명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해당 업소에 대해 과태료 150만원의 처분을 내렸다.

4차 대유행 위기 조짐에도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제주도 방역당국이 지난 10~11일 이틀간 방역수칙 집중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25건의 위반 업소가 적발됐다.

오후 11시 이후 영업금지 조항을 위반하거나 음식물 섭취금지 위반 등이 적발된 실내체육시설 2곳과 유흥시설 1곳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다.

5인이상 집합금지 위반, 직원 마스크 착용 위반, 출입자명부 작성 미흡 등의 사안으로 적발된 PC방 8건, 식당·카페 6건, 농어촌민박 4건, 당구장 4건 등 22건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조치를 취했다.

'오후 11시 이후 영업금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직관적인 위반 사례를 제외하고도 대다수의 확진 사례에는 크고 작은 방역수칙 위반이 있었다.

집단감염을 부추긴 노래연습장의 경우 방역수칙 상으로는 방역관리자를 지정해 상주시켜야 하고, 마이크 덮개를 바로바로 교체해야하며, 손님이 다녀간 후 30분 이상 환기를 시켜야 한다. 또 개인보호를 철저히 한 채 공용물품, 출입문, 손잡이, 등은 이용종료 직후 소독이 이뤄져야 한다.

4인까지는 식사 모임이 가능하지만, 원칙적으로 식사를 할 때는 대화를 나눌 수 없고, 음식을 섭취한 이후엔 마스크를 쓰고 대화해야 한다. 적발 시 과태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식사와 대화를 칼 같이 구분하기가 어렵다보니 실상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대표적인 수칙이다. 현실과의 괴리가 적지 않아 반드시 극복이 필요한 수칙이기도 하다.

제주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진행하다보면 거의 방역수칙 위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통계적으로도 나와있지만 쌍방 간에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감염률은 3% 이하로 떨어진다. 방역수칙만 제대로 준수해도 대부분의 감염 사례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길거리를 혼자 거닐 때는 마스크를 끼지 않아도 크게 감염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데, 우리는 생활에서 거꾸로 하고 있다. 길거리 돌아다닐 때는 충실히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대화할 때는 불편하다보니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작은 방역수칙부터 지키고자 노력하는 전 도민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며 "불이익에 대한 아쉬움도 있겠지만 방역에 적극 동참해 함께 위기를 극복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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