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여만명 분량 남아 ‘수거 후 전량 폐기’...제주도 “올해 전도민 접종사업 안한다” 

제주도가 지난해 말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전도민 인플루엔자(독감) 접종이 저조한 결과로 이어지면서 남은 백신이 무더기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4월 말로 독감 백신 접종사업이 종료되면서 도내 각 의료기관에 보관중인 백신에 대해 대대적인 수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초유의 독감 집단면역 계획을 마련했다.

전 도민의 80%인 53만6000명을 접종 목표로 삼고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사업 물량 26만2500도스를 사들였다. 

생후 6개월~만 18세와 임신부, 기초수급대상자, 만 62세 이상 무료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만 19세~만 61세 미만 도민 22만명을 위한 예산 투입이었다.

사업 초기 접종률은 순조로웠지만 백신 상온 노출사고와 백색입자, 접종자 사망 논란이 불거지면서 접종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제주도는 결국 목표치를 도민의 65%인 44만2460명으로 낮췄지만 최종 접종률은 78.56%, 34만7584명에 그쳤다. 

국가사업은 19만6145명이 접종해 91.65%의 높은 접종률을 보였지만 제주도가 자체 예산을 투입한 만 19세~만 61세 미만 지역사업은 15만9439명으로 66.32%에 머물렀다.

당초 제주도가 계획한 확보 물량 29만5000도스를 적용하면 최소 14만 도스는 폐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가사업까지 포함하면 물량이 20만 도스 가까이 높아진다.

백신 제조회사에서 도매상에 납품하는 가격 1만원 내외를 적용하면 폐기 물량 가격만 약 20억원 상당이다. 의약품 폐기에 따른 처리비용은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접종자 사망과 이물질 사고 여파로 접종률이 목표치보다 높지 않았다”며 “수거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백신 잔여 물량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거품은 각 보건소에서 보관해 유통기한이 지나면 폐기 처분할 계획”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도민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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