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의 중심, 제주의 관문 ‘용담 도시재생’] ⑤ 부러리마을 두 번째

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22일까지 용담1동 주민과 상인 2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일일이 현장을 찾아가며 던진 질문 10건 가운데는 부러리마을에 대한 내용도 2건 포함돼 있다.

‘현재 용담1동의 부러리마을에 대해 어떤 부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142명이 ‘활력 있는 거리 만들기를 위한 마을 미관’이라고 답했다. ‘아름답고 특색 있는 부러리마을 재생을 위해 필요한 사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125명이 ‘오래된 옛길을 아름다운 마을길로 재생’이라고 답했다. 

중복 답변을 감안해도 두 대답이 각각 유일하게 100건을 넘겼다는 사실은, 부러리마을 옛 골목길과 거리에 대한 주민들의 애증을 짐작케 한다.

용연과 바다를 끼고 있는 한두기마을, 서문공설시장을 비롯한 상업시설과 가까운 궤가슬마을. 두 곳과 달리 부러리마을은 거의 대부분 구역이 주택으로 채워져 있다. 용담1동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에서 부러리마을 사업 성격을 ‘문화재생’으로 정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겠다. 주택 밀집 지역이자 예전부터 주민들이 오갔던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뻗어있고, 여기에 제주향교·제사터·비룡못·삼미여인숙·금화목욕탕 등 구석구석 자리 잡은 역사 문화 자원을 감안해 도시재생의 밑그림을 그렸다. 

용담1동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은 부러리마을에 ‘마을 올레길’을 조성하는 동시에, 곳곳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한다. ▲반찬가게 ▲재생자재 저금통 ▲마을 안내소 겸 소품가게·카페 ▲족욕 쉼터 ▲잔디마당·루프탑 쉼터 ▲마을정원 ▲숲 보행길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들이 부러리마을에 들어설 예정이다. 무엇보다 공간 구성에 있어 주민 의견을 반영해 의미를 더한다.

용담1동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으로 조성될 부러리마을 내 휴게-편의 공간들.(노란색 원) 출처=네이버 지도.

반찬가게는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선호도 조사를 반영한 것이다. 부러리마을 안에 반찬가게가 없어 특성화된 반찬가게를 희망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동네 할머니, 엄마 같은 지역 인적 자산을 참여 주체로 활동하고, 서문공설시장 재료를 활용하면서 주민과 밀접한 공간으로 조성한다. 소비자 부담이 적은 착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수익금은 지역 내 6대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재생자재 저금통은 향후 도시재생 사업으로 낡은 근대건축물을 철거할 때 나오는 자재 가운데, 오랜 가치를 지닌 것들을 기증·전시·판매하는 용도다. 재생 가치가 높은 간판, 시설물, 소품, 고목 등이 해당된다. 

마을안내소 겸 소품가게·카페는 부러리마을 중심부인 구한질에 조성할 방침이다. 마을 안내, 정보 제공 같은 역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소품 가게, 작은 카페까지 갖추고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편의 시설을 추구한다. 특히, 이번 도시재생을 계기로 모색할 단독주택 1층 상가화 캠페인을 직접 보여주고 알리는 거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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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가게와 재생자재 저금통 등이 들어설 지역.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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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안내소 겸 소품가게·카페가 들어설 지역. ⓒ제주의소리

족욕쉼터는 과거 목욕탕(금화탕)이었지만 지금은 방치된 마을 내 건축물을 족욕장으로 탈바꿈한다. 지하 용천수를 활용해 남녀노소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까지 편히 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한다. 족욕장 구상은 반찬가게처럼 부러리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정했는데, 휴식 공간이 사실상 전무했던 부러리마을에 꼭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비룡못 일대에 조성할 잔디마당·루프탑 쉼터, 소규모 마을 정원 2곳, 병문천 복개 구간 인도·방치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숲 보행길 역시 주택 밀집 단지인 부러리마을에 활력과 여유를 불어넣기 위한 아이디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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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욕쉼터가 들어설 지역.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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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마당, 루프탑 쉼터 등이 들어설 지역.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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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보행길이 들어설 구간.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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