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D-1년] 교육의원 5석 4년 전처럼 무투표 무더기 당선 재연되나? 

이석문-고창근-김광수-부공남-김창식-김장영
제주도교육감 후보군. 이석문-고창근-김광수-김장영-김창식-부공남

2022년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주도교육감 선거도 관심사다.

진보성향의 이석문 현 교육감의 3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전·현직 교육관료와 교육의원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형국이다.

현재 교육감선거 출마 후보군에 자천타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는 6명 정도다. 

2014년 선거에 출마했던 고창근(71) 전 교육국장, 2018년 선거에 출마해 아쉽게 패했던 김광수(69) 전 교육의원이 가장 열심히 뛰고 있다.

고 전 국장과 김 전 의원의 경우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단일화 협상에도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역 교육의원들도 여차하면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 모양새다. 재선의 부공남(68) 의원과 초선의 김장영(66), 김창식(65) 의원도 출마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이 이번에 당선되면 3선 연임 제한에 걸리기 때문에 교육의원들은 단일화 협상을 주도하면서 차기를 노릴 지, 아니면 내년 교육감선거에 바로 도전장을 내밀지를 놓고 셈법이 분주하다.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후보 단일화다. 이석문 교육감만 진보성향이고, 나머지 거론되는 후보들은 모두 보수성향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보수후보 단일화의 위력을 보여줬다. 보수후보로 나선 김광수 전 의원 비록 패배했지만, 당시 이 교육감과의 표 차이는 2.41%p에 불과했다. 

지방정가와 교육계 주변에서는 만약 이번에도 보수후보 단일화를 통해 현역인 이석문 교육감과 일대 일 진검승부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예측불허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석문-고창근-김광수-부공남-김창식-김장영
이석문-고창근-김광수-부공남-김창식-김장영(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이석문 “연말쯤 입장표명”-고창근·김광수 “준비 중”-교육의원 3명 “단일화가 우선”

이석문 교육감의 경우 한때 도지사선거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쏙 들어갔다. 원희룡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성향이 비슷한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과 맞붙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교육감의 3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로 굳어지고 있다. 이 교육감이 3선에 성공한다면 임기 12년을 채운 최초의 제주도교육감이면서 최장수 교육감이란 기록을 쓰게 된다.

전임 양성언 전 교육감도 3선에 성공했지만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면서 재임기간은 10년에서 끊겼다.

이 교육감 측에선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이 워낙 시급하다. 벌써 선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며 “늦어도 연말쯤에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이 현역이라는 신분 때문에 대놓고 선거운동을 할 수 없지만 장외에 있는 고창근 전 교육국장과 김광수 전 교육의원 2명은 비교적 자유롭다. 둘 다 2014년, 2018년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고창근 전 국장은 “이루지 못한 마지막 꿈을 위해 기회가 있으면 도전해 볼 생각”이라며 “그동안 공부도 많이 했고, 준비도 해 왔다”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광수 전 교육의원은 “내년 선거 출마 결정은 이미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난번 경험을 살려 너무 빨리 나서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원칙적으로 후보단일화를 해야 하지만 실제로 교육의원들의 출마가능성은 낮게 본다”며 “지금부터 걱정할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자천타천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교육의원들은 교육감과 교육의원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저울질하는 눈치다.

재선 부공남 의원은 “아직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았다. 추석 때까지 고민해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교육감 선거는 일대일 구도가 돼야 한다. 단일화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장영 의원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후보단일화를 위해 고 전 국장도 만났고, 김 전 의원도 만나려고 한다. 저도 어떤 식으로든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김창식 의원은 “공식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 당장 입장 표명은 어렵다”면서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고민을 정리하고 난 뒤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 전국 유일 교육의원, 이번도 단독 출마 ‘무혈입성’ 속출할까?

제주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의원 제도가 존재하는 곳이다. 전체 도의원 43명 중 교육의원은 총 5명이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결정적일 때 캐스팅보드 역할을 하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교육의원 선거구는 제주시의 경우 동부지역(구좌읍, 조천읍, 우도면, 일도2동, 화북동, 삼양동, 봉개동, 아라동), 중부지역(일도1동, 이도1동, 이도2동, 삼도1동, 삼도2동, 용담1동, 용담2동, 건입동, 오라동), 서부지역(한림읍, 애월읍, 한경면, 추자면, 연동, 노형동, 외도동, 이호동, 도두동) 등 3개다.

서귀포시는 동부지역(성산읍, 남원읍, 표선면, 송산동, 효돈동, 영천동, 동홍동)과 서부지역 (대정읍, 안덕면, 정방동, 중앙동, 천지동, 서홍동, 대륜동, 대천동, 중문동, 예래동) 등 2개로 나눠졌다.

교육의원 한 선거구가 도의원선거 지역구 5~8개를 합친 정도로 규모가 크다. 게다가 교육의원에 출마하려면 교육경력이 있어야 해 출마자 자체가 드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가와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의원 선거가 전직 교장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는 비판을 하며 폐지 또는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1개 선거구를 뺀 나머지 4곳에서는 출마자가 1명밖에 나오지 않아 무투표로 ‘무혈입성’했다. 주민 대표성이 없다는 얘기다.

현역 교육의원들이 교육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은 교육의원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현역 의원들 중에서 2번이나 무투표로 의회에 입성했던 3선의 오대익 의원(서귀포시 동부)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교육감 선거보다 급이 한 단계 낮은 교육의원 선거에 나서려는 후보자들은 ‘가뭄에 콩’ 나듯 드물다.

부공남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제주시 동부지역 선거구의 경우 채칠성 전 제주중앙고 교장과 강봉준 전 대기고 교감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주변에서 권유 수준이지 확실한 출마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만약 부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면 또 다시 무투표 당선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선거를 치른 제주시 서부지역 선거구의 경우 현역 김창식 의원 외에 거론되는 인물조차 아예 없다.

제주시 중부지역 선거구의 경우 전교조 출신인 고의숙 남광초 교감의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고 교감이 출마하게 되면 현역 김장영 의원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오대익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서귀포시 동부지역 선거구의 경우 오승식 전 교육국장, 강권식 영송학교 교장, 양덕부 서귀중앙여중 교장이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서귀포시 서부지역에서는 강시백 의원의 3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대항마로 고재옥전 서귀포시교육지원청 장학사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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