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서른두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5월 27일 기준, 제주 지역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결국 1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2월 2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62일 만이다. '4차 대유행'인 제주는 5월 31일부터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음식점은 밤 11시 이후 영업 금지하고 결혼・장례식은 99명으로 제한한다. 65~74세 고령층 접종률 98%에 따라 나머지 2% 여유분을 먼저 맞기 위한 ‘노쇼(No-Show)’ 백신도 제주에서 예약 대기자가 수천 명 몰리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와 모더나·화이자 백신 차이점?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존에 활용됐던 백신 기술(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체내에 넣는 방법)을 이용해 개발됐다. 즉, AZ와 얀센 백신은 약한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 바이러스에 비활성화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집어넣은 뒤 인체에 투입해 면역 반응을 이끌어 낸다. 

이와는 달리 모더나의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돌기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물질(mRNA)을 지질(脂質)로 된 작은 주머니에 감싸, 인체에 주입하는 핵산(核酸) 백신이다. mRNA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면 체내 면역 세포가 여기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낸다. 돌기에 반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면 향후 코로나19가 침입했을 때 즉각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필자도 두 번 화이자 주사를 맞았다.

우리나라는 mRNA 코로나 바이러스 원천 기술 개발에 목숨을 걸어야한다. 생산 라인은 Stand-by가 돼있다. 출처=픽사베이.
우리나라는 mRNA 코로나 바이러스 원천 기술 개발에 목숨을 걸어야한다. 생산 라인은 Stand-by가 돼있다. 출처=픽사베이.

생명의 유전자 DNA는 무엇인가? 왓슨과 크릭의 이중나선(螺線) ACGT

모든 생명은 같은 조상의 후손이다. 이 지구상에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매우 단순한 생명이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 황 등의 정교하게 조립되어 발생했고, 이것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형태나 기능이 전혀 다르게 보이는 생명도 정보와 기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모두 동일한 특성을 가진다. 

모든 생명은 A(아데닌), C(시토신), G(구아닌), T(티민)라는 네 가지 염기가 있고 A는 T와, G는 C와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규칙적 블록 패턴 형태이다. 단백질, 아미노산은 20종이 3염기조합 Codon이 있다. 왓슨, 크릭은 유전인자가 단백질이 아니라 ACGT라고 밝히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허시(A. Hershey)의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증식하는 바이러스인 Pharge 성질 분석 결과이다. 둘째 샤가프(E. Chargaff)의 A=T, C=G의 비율이다. 셋째, 프랭클린(R. Franklin)의 X선 사진 한 장을 보고 내린 통찰력의 결과로 마분지(馬糞紙)로 이중나선 DNA를 만들어보였다. 

따지고 보면 모든 생명이 그래야 할 아무런 화학적, 대사적 이유가 없다. 단지 이들이 같은 조상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DNA유전자 ACGT의비가 30·20·20·30%다. 커피의 20·31·30·16%와 비교하면 가운데 C·G 값이 요철(凹凸)로 상보적(相補的)이다. 그래서 커피를 각성제로 마신다. 감귤은 20·32·30·16%이며, 녹차는 17·34·33·14%, 모든 생체인 식물이나 동물 바이러스도 DNA 유전자비(比)가 사람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바실러스균(Bacilus)은 28·21·21·29%, 대장균은 24·25·25·24%, 코로나19 바이러스는 30·18·19·32%, 천연두(天然痘·Variola)는 33·16·16·33%로 이것이 진화된 돌연변이 변종(變種)이 코로나의 원형이다. 

유전 정보는 단일 가닥의 RNA(DNA의 전사체·轉寫体, Transcriptome ·行列, 두 줄에서 한 줄로 지움) 유전체에 담겨있다. m(Messenger)RNA항생제 백신이 여기서 나왔다. 미국서 개발한 모더나(Moderna)의 mRNA-1273, 화이자(Pfizer)의 BNT162b2. 이 백신은 혈전(血栓·피떡)의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는 RNA 유전자 ACGU(DNA유전자 T가 U로 바뀜) 표준코드에 적응되는 구조가 블록으로 반복되는 Circulant Jacket 수학행렬을 발견하고 레고 블록으로 설계, 미국 특허(2017년)를 취득했다. 

돌연변이 귀재 코로나 바이러스

바이러스의 구조는 단순하다. 그러나 자기복제(自己複製S·elf Cloning)와 변이의 특성을 갖는다. 유전물질을 단백질 껍데기가 감싸고 있는 형태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스파이크(돌기)가 돋아난 구형의 단백질 옷 안에 유전물질인 RNA가 들어 있다. 코로나19의 RNA는 염기(base)들이 1번부터 29903번까지 한 줄로 늘어서 있는 염기 사슬이다. 염기란 유전물질의 가장 기초적인 구성 성분으로 A(아데닌), U(티민), G(구아닌), C(시토신) 네 종류로 나뉜다. 염기 수가 약 30억 개인 인간 DNA와 비교하면 아주 짧아 보이지만,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중에서 염기 사슬이 특이할 정도로 긴 편이다. 같은 RNA 바이러스 중 하나인 에이즈 바이러스(Human Immunodefiency Virus)는 약 1만개 염기로 이뤄졌다.

코로나19 유전자를 시퀀싱(Sequencing) 해독한다는 것은 일종의 RNA 지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각각 염기 AUGC 네 시퀀스가 29903번까지 이어진다고 최근 논문에 발표된 것을 참조했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의 설계도이다. 마치 0과 1로 이루어진 2진법의 디지털 언어가 컴퓨터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듯이 AUGC 네 종류 염기 약 3만 개가 모여 유전자가 되고, 이 유전자의 지시대로 왕관 모양의 코로나19가 만들어진다. 사람의 세포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식을 하며 RNA를 끊임없이 복제한다. 3만 개의 시퀀스 수천 번씩 똑같이 찍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종종 오류가 생긴다. 글자를 잘못 복사하거나, 중간에 빼먹는 식이다. 이 경우 부모 바이러스에는 없는 변이가 자손 바이러스에 생긴다. 최근 인도, 영국, 베트남에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 문제다. 

5월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사이에 모더나 mRNA 관련,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mRNA 코로나 바이러스 원천 기술 개발에 목숨을 걸어야한다. 생산 라인은 Stand-by가 돼있다. 6월 2일 현재, 세계보건기구에 사용 승인된 백신은 일곱 종류다. 미국의 화이자·모더나·얀센, 중국의 시노백과 시노팜, 독일의 바이오엔테크,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의 AZ 등이다.

이 가운데 모더나는 데릭 로스(Derrick Rossi) 하버드대학 의대 교수가 자신의 연구를 상용화하기 위해 동료인 팀 스프링거(Tim Springer) 교수, 로버트 랭거(Robert S. Langer) MIT 교수 등과 손을 잡고 플래그십 벤처스(Flagship Ventures, 현 Flagship Pioneering)의 벤처 자본가인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2010년 설립했다.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