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의 중심, 제주의 관문 ‘용담 도시재생’] ⑦ 문화빌리지, 아카이브갤러리

용담동이 예로부터 제주 교육의 중요한 거점이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증명된다. 

"근대 이전에는 용담1동에 자리잡은 제주향교가 그러한 기능을 도맡았다. 6.25 전란기에는 한국대학이 제주로 옮겨와 향교에서 제1회 졸업생 20명을 배출했다. 제주에서 대학이 처음 설립된 곳도 용담동이다. 1980년 초 아라동으로 이설하기까지 제주대학은 용담동에 자리잡고 있었다. 제주산업정보대학(현 제주국제대학교)의 전신인 제주실업전문대학도 용담동에 있었다. 제주상업고등학교도 용담동에 있다가 월평동으로 옮겨 갔다."

‘용담동지(2002)’는 이런 역사를 서술하면서 “용담동은 오랜 세월 동안 제주도 교육 활동의 중심지 구실을 해왔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다만, 시간이 흐르며 교육기관들이 하나 둘 떠나고 인구도 감소하면서, 용담동은 한때 ‘교육 활동의 중심지’라는 소개가 무색할 만큼 교육 여건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영유아를 비롯한 어린 자녀를 둔 가구일수록 체감은 크다. 한두기마을부터 부러리마을, 궤가슬마을을 잇는 용담1동 구역에는 어린아이들이 안방처럼 드나들며 학습과 성장에 중요한 작은도서관이 전무하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놀 수 있는 어린이공원까지 없다. 국가가 정한 ‘기초생활인프라 최저기준’에는 500가구 이상 거주지역에 도보 10분에서 15분 사이로 찾아갈 수 있는 작은도서관 1곳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용담1동은 최저기준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셈이다.

용담1동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추진하면서 보행 환경 개선, 휴식 공간 조성 등 여러 가지 요청사항이 제기됐지만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문제를 개선해달라는 요구 역시 빠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도시재생 계획안에 어린아이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규모 도서관과 놀이공간, 북카페 등이 포함된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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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도서관, 주민 문화센터 등이 들어설 한두기마을 일대. ⓒ제주의소리

용연 구름다리와 인접한 한두기마을 쪽에는 ‘문화 빌리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문화 빌리지는 용담1동에 가장 부족한 기초생활인프라를 해소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놀이 도서관, 놀이공간, 야외 교육공간을 갖추고 중년·노년층을 위한 문화센터도 함께 마련한다. 운영은 지역 공동체 중심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화 빌리지는 어린이 놀이시설, 하늘 전망길 등으로 새 단장할 용담중앙공원과 맞물려 용담1동의 새로운 명소로 사랑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두기마을에 문화 빌리지라면 궤가슬마을에는 ‘아카이브 갤러리’가 있다. 삼담치안센터로 활용돼 오다 현재는 방치된 건축물을 마을 북카페, 옥상 정원 방식의 도시 소공원 등으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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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옥상 정원 등이 들어설 옛 삼담치안센터 일대. ⓒ제주의소리

특히, 아카이브 갤러리는 인터렉티브 맵핑(interactive mapping), 확장현실(XR) 등의 최신 기술을 도입한 아트 갤러리 방식을 갖춘다. 아트 갤러리가 보여줄 내용은 다양한 마을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서, 새로운 공간에서 주민들이 소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기초생활 인프라를 개선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아이 키우는 용담 주민들에게는 작지만 분명한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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