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필요 넘어선 과도한 공사” 중단 촉구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천미천 표선지구 공사 예정지.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 특유 건천의 환경과 생태계 파괴 논란이 일고 있는 천미천 하천정비 공사와 관련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0일 성명을 내고 “필요를 넘어선 과도한 공사로 예산이 낭비되고 자연자원이 사라지고 있는 천미천 정비공사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천미천은 총 길이 25.7km의 하천으로 도내 143개 하천 중에서 가장 길고 복잡한 하천이다. 

한라산 1100m 이상 지점인 돌오름, 어후오름, 물장올 등지에서 발원해 제주시 조천읍·구좌읍, 서귀포시 표선면·성산읍에 걸쳐 흐르다가 표선면 신천리 바닷가 앞에서 여정을 끝낸다. 1861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천미천은 줄기가 가장 긴 복잡한 하천으로 묘사돼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세월 동안 천미천은 도내에서 하천정비사업이 가장 많이 이뤄진 하천이다. 침수피해가 있었던 하류 지역인 표선면과 성산읍 일대는 여러 차례 정비공사가 진행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미 이곳의 천미천 구간은 하천 바닥 평탄화와 제방 건설 등 하천정비공사로 인해 큰 소(沼)들과 양안의 숲, 기암괴석이 크게 훼손됐다”라며 “침수피해 방지는 당연한 일이지만, 중복 정비공사로 인해 소중한 자연자원이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필요를 넘어선 과도한 공사가 아닌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도 천미천 구간 중 13.7km가 공사 중이거나 공사 직전”이라며 “제주시 권역에 포함된 천미천 구좌지구는 공사가 절반 가까이 진행됐고 서귀포시 표선지구는 토지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안정비 중심 공사가 진행되는 두 지역의 예상 사업비만 400억 원이 넘는다. 잃는 것이 많기 때문에 예산을 투입 대비 효과가 나타나는지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특히 표선지구의 경우 1990년대 초반부터 많은 공사가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천미천 표선지구 상류에 있는 깊은 소.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천미천 표선지구는 홍수피해 방지 목적으로 하상 정비를 비롯한 제방 등 정비사업이 진행됐고 상류 2km 지역에 도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성읍저수지도 만들어졌다”며 “이도 모자라 최근에 성읍저수지 앞에 또 대형 저류지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피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표선지구에 대한 홍수피해 방지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종합검토 없이 산발적인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예산이 중복·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존 하천정비 사업에 대한 홍수피해 방지 효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 뒤 이를 토대로 하천정비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문제 의식 없이 하천정비가 진행된 곳에 또다시 예산을 투입해 하천을 망가뜨리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며 “공사 명분인 홍수피해 방지와 관련된 종합적인 판단이 정밀하게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시와 서귀포시 권역을 나눠 정비계획을 세우지 말고 천미천 전 구간에 대한 종합적인 홍수피해 계획 수립이 우선”이라며 “물론 천미천의 수려한 경관과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을 전제로 계획이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간 하천을 토건 사업 대상으로 삼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하천 관리 비전을 수립할 때다. 천미천 표선지구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서귀포시 역시 천미천 표선지구를 보전하면서 홍수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종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 천미천 표선지구 정비공사 계획을 중단하고 천미천 전역의 종합적인 홍수피해 예방 계획을 수립하라

“천미천 표선지구 공사는 필요를 넘어선 과도한 낭비이며 수요를 넘어선 초과 공급일 수 있다”
“중복 예산,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천미천 표선지구 정비공사 절차를 중단하고 천미천의 전 유역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치수계획을 수립하라”

천미천은 도내 143개 하천 중에서 가장 긴 하천이다. 한라산 1,100m 이상 지점에서 발원하여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걸쳐 흐르다가 표선면 신천리 바닷가 앞에서 긴 여정을 끝낸다. 천미천은 규모뿐만 아니라 생태계와 경관도 매우 훌륭한 하천이다. 특히 천미천 곳곳에 수없이 산재한 소(沼)와 용암폭포는 규모도 크고 경관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수많은 생물들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세월동안, 천미천은 도내에서 하천정비사업이 가장 많이 이뤄진 하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수피해가 있었던 하류지역인 표선면과 성산읍 일대는 여러차례 정비공사가 진행되었다. 이미 이쪽의 천미천 구간은 하상(하천의 바닥) 평탄화, 제방 건설 등 하천정비 공사로 인해 큰 소(沼)들과 양안의 숲 그리고 기암괴석이 크게 훼손되었다.

침수피해를 방지하는것이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문제는 현재까지도 중복적으로 정비공사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고 소중한 자연자원을 없애버린다는 점이다. 필요를 넘어선 과도한 공사가 아닌지 이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도내 도로포장율이 전국 최고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여기저기서 도로공사가 진행되고 있는것과 유사하다. 필요와 수요를 넘어선 과도한 낭비이며 초과 공급일 수 있다.

현재도 천미천 구간 중에 13.7km 구간이 공사중이거나 공사 바로 직전에 있다. 제주시 권역에 포함된 천미천 구좌지구(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605~송당리 산260, 공사구간 5.7.km)는 현재 공사가 절반 가까이에 이르렀고 서귀포시 권역에 포함된 천미천 표선지구(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1651번지~성산읍 신천리 948번지. 공사구간 : 8km)는 토지 보상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두 공사의 예상 사업비만 4백억원(43,128백만 원)이 넘는다.

두 곳 모두 호안정비(양쪽에 전석 쌓기 형태로 둑을 쌓는 방식)를 중심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위 공사구간을 제외하고 위 두곳보다 상류라고 할 수 있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721~교래리 제4교래교’2.8km의 천미천 정비계획이 포함된 제주시 지방하천 하천기본계획 수립 전략환경영향평가도 통과되었다. 이 수많은 예산 투여에 비해 목적으로 하는 효과가 이뤄지는 것인지를 이제 정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잃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특히, 천미천 표선지구의 경우가 그렇다. 천미천 표선지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하상이 정비되었고 제방도 꽤 높이 쌓여 있는 구간이다. 더군다나 천미천 표선지구에서 상류 방향으로 2km도 안되는 거리에 도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성읍저수지가 만들어졌다. 성읍저수지는 농업용수 저장의 목적이 있기도 하지만 천미천 일대의 홍수피해 방지 목적도 있다. 그런데 이도 모자라 최근에 성읍저수지 앞에 또다시 대형 저류지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즉, 일정 장소에 집중적인 홍수피해 방지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없이 개별적이고 산발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예산 중복과 과도한 예산 낭비 사용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최소한 기존의 하천정비 사업으로 인한 침수피해 방지 효과에 대한 평가가 먼저 나왔어야 한다. 이 하천정비 효과를 토대로 하천정비 계획이 시행되는 것이 순리이지만 별 문제의식없이 하천정비를 한 곳에 또다시 예산을 투입하며 하천을 망가뜨리는 악순환은 이제 끝내야 한다.

또한 공사의 명분인 홍수 피해 방지를 정밀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권역 따로 따로 정비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닌 천미천 전 구간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홍수 피해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천미천의 수려한 경관과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을 전제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해외 선진국뿐만 아니라 환경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당국에서도 최근 전국 하천의 생태복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므로 제주도도 그동안 하천을 토건사업의 대상으로 삼던 것에서 전환하여 새로운 하천 관리 비전을 수립해야 할 때다. 이번 천미천 표선지구는 그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서귀포시당국은 현재 진행되는 천미천 표선지구의 토지보상이 끝나는대로 공사를 바로 시작할 것이 아니라 천미천을 보전하면서도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2021.6.10.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김민선․문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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