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버스노조 제주지부가 22일 오전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버스 기종점 휴게실과 화장실 설치를 요구했다.
민주버스노조 제주지부가 22일 오전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버스 기종점 휴게실과 화장실 설치를 요구했다.

 

민주버스노조 제주지부가 버스 기·종점(起終點)에 휴게실과 화장실을 설치하라고 제주도에 요구하고 나섰다.

버스노조 제주지부는 22일 오전 10시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버스 노동자의 기본권과 복지를 위해 휴게실과 화장실 설치를 요구했다.

버스노조는 "버스는 도민의 안전한 이동을 위한 필수 공공재로 버스노동자들의 복리후생은 도민안전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다"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버스노동자가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버스노조는 "제주도 전 지역에는 수십개의 크고 작은 버스 기종점이 존재하다"며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 장시간 운행을 마치고 돌아온 버스노동자들은 채 한평도 안되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며 "이마저도 버스 대수가 적은 기종점은 휴게실과 화장실도 없다"고 토로했다.

버스노조는 "버스노동자들은 쉬는 시간에도 길거리에 버스를 세운 채 버스 안에 머물러야 한다"며 "쉬어도 쉬는 게 아니고,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 상가나 관광지 화장실을 눈치보며 찾아다녀야 하는 형편"이라고 볼멘 소리를 냈다.

버스노조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버스노동자에게 친절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격"이라며 "운송사업자에게 항의를 해도 돌아오는 답은 '제주도의 지원이 있어야 차고지 땅도 매입하고, 제대로 된 휴게실과 화장실도 마련할 수 있다'는 말 뿐"이라고 주장했다.

버스노조는 "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된 지 벌써 4년이 지나고 있고, 엄청난 혈세를 쏟아부었지만 정작 버스노동자들의 현실은 바뀌지 않고 있다"며 "휴게실과 화장실은 인권의 문제로 인권감수성이 제로에 가까운 제주도는 이런 문제의식 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버스노조는 "제주도는 7월부터 3개월 동안 '대중교통 도민 모니터링'을 실시한다고 했는데 다행히 버스노동자 편의시설의 관리 및 운영실태가 포함돼 있다"며 "제주도는 전체 기종점 버스노동자 휴게실과 화장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나서고, 휴게실과 화장실을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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