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 18~21일 수상자 가정 방문 상패·상금 전달

제주4.3평화재단은 70년 넘게 제주4.3의 아픔과 고통의 세월을 이겨내고 오늘의 제주를 일궈낸 어르신 30명에게 ‘4.3어버이상’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허영선 4.3연구소장, 양조훈4.3평화재단 이사장, 박승자 어르신, 오임종 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의소리
제주4.3평화재단은 70년 넘게 제주4.3의 아픔과 고통의 세월을 이겨내고 오늘의 제주를 일궈낸 어르신 30명에게 ‘4.3어버이상’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허영선 4.3연구소장, 양조훈4.3평화재단 이사장, 박승자 어르신, 오임종 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의소리

70년 넘게 제주4.3의 아픔과 고통의 세월을 이겨내고 오늘의 제주를 일궈낸 어르신 30명에게 ‘4.3어버이상’이 전달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최근 4.3어버이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생존수형인 2명, 후유장애인 3명, 4.3희생자의 배우자 9명, 고령유족 16명 등 모두 30명을 2021년 4.3어버이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4.3어버이상 수상자에게는 표창패와 시상금 100만원이 수여됐다. 특히 올해는 강원도 항공사인 ‘플라이강원’(대표 주원석)이 수상자들을 위해 제주와 강원도 양양을 왕복할 수 있는 무료 항공권 2매씩을 지원해 훈훈함을 더했다.

올해 4.3어버이상 수상자들은 모두 80세 이상의 고령자들로, 최고령자는 4‧3희생자의 배우자 이순진 할머니(108세)다.

4.3당시 임신 중이었던 이순진 할머니는 남동생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남편과 함께 외도지서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이후 남동생은 희생되고 남편은 군법회의를 거쳐 대구형무소로 보내졌으나,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수상자 중에는 4.3당시 희생된 아버지와 형을 대신해 소년가장으로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해온 김두봉 할아버지와 생존 수형인으로 지난해 12월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김정추 할머니도 포함됐다.

당초 4.3어버이상은 지난 19일 시상식을 개최해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수상자들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상패와 상금을 직접 전달했다.

이를 위해 4.3평화재단 임직원들과 오임종 4.3희생자유족회장은 지난 18~21일 제주전역에 있는 수상자 29명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상패와 상금증서, 꽃바구니, 기념품 등을 전달했다. 부산 거주 수상자 1명에 대해서도 직접 방문해 전달할 예정이다.

박승자 할머니(100세, 애월읍 하귀리)는 “더운 날씨에 직접 상패를 전달하느라 고생이 많다”며 “4.3이후로 힘들게 살아왔지만 성장한 자녀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상패를 받은 수상자 어르신들 일부는 4.3이후 지난 힘든 시간을 회상하며 눈가를 훔쳤고 자녀들의 위로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웃음을 지었다.

특히 김두봉 할아버지 상패 전달 현장에는 김 할아버지의 가족 3대가 모두 모여 어버이상의 의미를 한껏 더했다.

한편 4.3평화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제주도, 4.3희생자유족회, 4.3생존희생자협회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4.3어버이상을 시상하고 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389명의 어르신들이 4.3어버이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생존희생자(수형인) △김명선(남원읍) △김정추(부산시)

▲생존희생자(후유장애인) △김한석(성산읍) △안흥조(조천읍) △임복순(구좌읍)

▲희생자의 배우자 △강이순(이호동) △김순옥(노형동) △김술생(연동) △문동생(연동) △박희숙(구좌읍) △안정생(표선면) △이순진(삼도동) △정옥순(조천읍) △홍희인(도평동)

▲고령유족 △강계옥(애월읍) △강창옥(오라동) △고순방(안덕면) △김기지(도평동) △김두봉(조천읍) △김명립(남원읍) △김봉조(한경면) △김상철(이호동) △김한종(중문동) △박승자(애월읍) △양상수(도련동) △양정기(회천동) △진영자(한림읍) △채계추(구좌읍) △현원휴(남원읍) △홍군석(한림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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