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학 의원 “산림화 진행으로 오름능선 곡선미 사라져…뭐가 원형보전이냐”

제주를 대표하는 ‘명품’ 환경자산인 오름의 얼굴이 변하고 있다. 막연한 보전정책에 의해 산림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오히려 원형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경학 의원(구좌읍·우도면, 더불어민주당)은 24일 환경도시위원회 소관 2020회계연도 제주도 결산 심사에서 삼나무 조림과 소나무 이상 증식 등으로 원형이 훼손되고 있는 오름 관리방안을 도마에 올렸다.

김경학 의원은 용눈이 오름, 아부오름, 동거미오름을 사례로 들면서 “과거 고스란히 드러나던 오름 능선이나 굼부리(분화구) 내부가 나무로 채워지고 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유년 시절의 오름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 초지였던 곳에 나무가 하나둘 자라면서 더벅머리가 됐다. 지금은 완전히 산림화가 진행됐다”며 “예전 오름의 원형이 사라지고 있는데, 행정에서는 이를 그대로 놔둘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소나무 등의 이상증식으로 오름 외형이 바뀌는 것은 물론 식생의 다양성이 훼손돼 결과적으로 오름의 경관가치가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아부오름의 과거와 현재의 사진들을 비교하면서 “어떤 모습이 진정한 아부오름이라고 보느냐”라고 물은 뒤 “관련 법률과 제도에 의해 나무를 함부로 자를 수도 없다. 과거 소와 말을 키우던 방목지로서 역할은 사라지고 있다”며 오름의 기능적인 면까지 고려한 특단의 관리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문경삼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환경보전 측면, 자연생태적인 측면, 시대흐름에 따른 식생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관련 조례에 오름보전위원회를 구성·운영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한라산 국립공원 내 오름이 아닌 과거 주민들이 마·소 방목지 등 소득수단으로 활용했던 오름에 대해서는 예전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행정이 지원해야 한다. 개발행위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잡목 정도는 제거할 수 있도록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경삼 국장은 “오름은 가치있는 환경자산이다. 재원만 되면 사유지 오름까지 매입해서 공유화하는 게 맞다”고 전제한 뒤 “제안해준 부분들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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