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과 강수량 상승 등 기후변화로 이른 산란 추정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팔색조가 5월 제주에서 산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와 서귀포 연구시험림 일대에서 산림생태계 공동 조사를 진행하다 여름 철새인 팔색조의 번식이 5월에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멸종위기야생동물인 팔색조는 5월 중하순 제주에 도착해 대부분 6월 중하순부터 7월 상순 사이 집중적으로 산란한다. 

가장 빠른 산란기록은 2012년에 기록된 6월1일인데, 이번에 발견된 팔색조는 올해 5월29일쯤 알을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에서 5월에 산란한 첫 번째 개체다. 

발견된 팔색조는 총 6개의 알을 낳았으며, 14일간 포란한 뒤 6월17일께 부화했다. 

산림과학연구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올해 상반기 평균기온이 1도 정도 오르고, 강수량도 40mm 정도 증가해 산란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5월에 산란해 새끼에게 먹이를 주려는 팔색조.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기후변화로 인해 팔색조의 이동시기가 빠르게 이뤄졌고, 주요 먹이인 지렁이의 개체수 증가 등으로 팔색조가 평소보다 빨리 산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규정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팔색조는 전 세계에 1만마리 이하의 개체만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서식지는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일본 등이다. 

현재 제주에서 100쌍 정도의 팔색조가 서식하며, 서귀포 연구시험림 일대에서 20쌍 이상의 팔색조가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팔색조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등지에서 월동하는데, 서식지 파괴로 개체군의 감소가 크게 우려돼 지속적인 보호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림과학원 이임균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은 “기후변화와 산림생태계 환경 변화가 팔색조 번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련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팔색조의 산란 시기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