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지난 30일, 허우적대는 아이 “살려주세요” 외침에 주저 없이 뛰어든 ‘의인’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지난 6월30일 제주시 건입동 산짓물공원 인근 산지천에서 물에 빠진 아이를 한 30대의 제주 청년이 주저 없이 뛰어들어 구조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물에 빠져 창백해진 얼굴로 “살려주세요”를 외치며 허우적대는 아이를 보고 망설임 없이 물에 뛰어들어 구조한 소윤성(31)씨 이야기입니다. 

산지천에 빠진 아이를 구조한 소윤성(31) 씨. ⓒ제주의소리

윤성씨는 이날 오후 6시쯤 산지천 인근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업체의 화보를 촬영하는 스태프로 일하고 있다가 저 멀리 물속에서 놀고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별일 아닌 줄 알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물 밖에 있는 친구는 겁에 질린 상태로 우왕좌왕하고 있었고 물에 빠진 아이는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 순간 윤성씨는 “살려주세요”라는 아이의 외침을 듣게 됐고, 고민 없이 물에 뛰어들어 아이 뒤로 돌아가 자세를 잡은 뒤 아이를 구해냈습니다. 

구조 당시 영상에는 아이가 허우적거리다 얌전히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옆에 있던 친구가 물에 둥둥 떠 있어야 한다고 알려준 덕분입니다.

아이들은 알고 보니 산지천 인근에서 공놀이를 하던 중 공이 물에 빠졌고, 그 공을 꺼내기 위해 물가의 젖은 바위를 밟은 순간 미끄러져 물에 빠진 것이었습니다.

윤성씨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빠진 산지천 수심이 성인 남성인 자신의 발도 닿지 않을 만큼 깊었다고 위급했던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당시 아이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을 때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노는 줄로만 알았던 아이에게서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게 되니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이를 물에서 꺼낸 뒤 얼떨떨한 상태에서 주변에서 들려오는 박수 소리와 출동한 119구급대를 보고 정신을 차린 뒤 아이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후에 아이 부모님께서 연락이 와 ‘선생님 아니었으면 아이 얼굴을 못 볼 뻔했다. 덕분에 집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는 말을 하셨다”며 “그 말을 듣는 순간 몸둘 바를 몰랐고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좋고 뿌듯한 감정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제주의소리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주저 없이 뛰어든 소윤성 씨. 그는 아이의 뒤로 돌아가 품에 안은 뒤 무사히 물 밖으로 구조해냈습니다. ⓒ제주의소리

윤성씨는 구조자격증이나 근무 경험은 없지만, 해병대 수색대대 소속으로 인명구조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고, 평소 물과 관련된 활동을 즐겨 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온 독자 A씨는 “산지천에서 놀다가 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한 청년의 모습이 제주사회에 귀감이 될 것 같아 제보한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황에서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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