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오영희 제주도의회 의원(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올해로 설립된 지 13년째인 제주관광공사.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했던 시내면세점 사업이 오히려 막대한 적자를 내며 회사의 재정자립 토대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평가 속에 지난해 제주관광공사호(號) 키를 잡은 고은숙 사장은 최근 경영 진단과 함께 조직 개편까지 단행하며 위기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오영희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은 “지정 면세점 사업이 공사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위치(중문)에서 제주공항으로 이전하는 문제에 사운을 걸고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머리를 맞대라고 조언했다.

최근 단행된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당초 ‘2본부(9실 4팀)’ 체계로 개편계획에서 1본부(2실, 6그룹, 7팀) 체계로 개편한 것은 ‘조직 슬림화’에 역행한다는 의회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뒤 “조직개편을 단행한 만큼 이제는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며 공사의 역동성을 주문했다.

오 의원은 특히 “제주관광 통합마케팅 기관으로서 공사가 출범한 지 13년이 됐지만, 관광협회, 컨벤션센터, 컨벤션뷰로 등 유관 기관들과의 업무중복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기관별 업무 조정을 통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제주도 관광당국을 향해서는 “공사가 제주관광의 컨트롤타워로서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하청기관 부리듯 하지 말고, 공사 스스로 판단하면서 경영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최대한 부여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건넸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오영희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오영희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 ⓒ제주의소리

Q. 11대 제주도의회 의원배지를 달고 활동한 지 3년이 지났다. 임기가 1년 밖에 안 남았는데, 초선으로 활동한 지난 3년 어땠나?

지난 3년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전반기는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하면서 활동했고, 4.3특별위원회와 의원연구모임 미래성장포럼에서 역할도 했다. 또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아 제주 제2공항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등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다.

Q.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지역구에 출마하나? 출마한다면 어디로?

지금까지는 특정 선거구가 아니라 비례대표로서, 또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제주도 전 지역을 다니면서 열심히 활동했다고 자부한다. 내년 지방선거 때 지역구에 도전할 생각이다.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는데 남은 기간 더 많이 소통하면서 지역구를 선택할 생각이다. 염두에 둔 곳은 있지만 정치라는 것이 워낙 변화가 많은 것이기 때문에 변화의 흐름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겠다.

Q. 본격적인 질문으로 들어가 보겠다. 최근 제주관광공사가 지속가능한 경영기반을 마련하겠다면서 경영진단을 실시했는데, 이번 회기 때 용역결과를 의회에 보고했다. 경영진단 용역에 대해 총평을 한다면.

오영희 의원. ⓒ제주의소리
오영희 의원. ⓒ제주의소리

경영진단 용역은 제주관광공사가 무리한 시내면세점 투자로 인해 적자운영, 재무위기를 겪게 되면서 이를 극복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2억원을 들인 용역이지만 용역내용에 있어 수익사업 발굴이 미흡하고 조직개편에 집중되면서 경영 정상화나 경영 어려움에 대한 타개책을 마련했다고 보기에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다소 부실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Q. 관광공사는 용역결과 보고 때는 현재 ‘1본부, 4처·1단, 1센터, 14팀’ 구조를 ‘2본부, 9실, 4팀’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1본부, 2실, 6그룹, 7팀’으로 개편했다. ‘조직 슬림화’ 기조에 역행한다는 도의회의 비판을 수용한 것이라고 보나.

그렇다. 상임위원회 용역보고 당시 동료의원들의 많은 지적이 있었다. 시내면세점 실패로 면세점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데 조직은 오히려 1본부에서 2본부 체제로 확대방향을 잡고 있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세점 이외에도 수익사업 발굴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이미 실패한 면세사업에 중점을 둔 본부를 추가 신설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었는데, 이러한 의회의 지적사항을 수용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고은숙 사장이 과감한 조직개편을 통해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담겼다고 본다.

Q. 의원께서는 특히 관광공사와 관광협회의 업무중복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들이 중복되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보나.

제주관광공사 탄생 때부터 불거졌던 문제다. 그동안 관광협회가 관광마케팅 업무를 해오다 통합관광 마케팅 전담기관으로 공사가 설립되면서 여전히 중복되는 부분들이 많다. 공사는 제주도의 통합이미지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고, 협회는 비즈니스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지만 여전히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관광통계와 연구조사에 있어서도 업무가 중복되는 측면들이 있다. 공사와 협회 말고도 관광 유관기관으로 컨벤션센터, 컨벤션뷰로가 있는데, 이들 기관 간 업무중복도도 높다. 예산 나눠먹기 배분구조라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없다. 한정된 예산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유사중복 업무는 조정하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Q. 관광공사가 260억원이 넘는 적자를 안고 시내면세점을 철수했지만, 지정 면세점은 계속 운영하고 있다. JDC도 공항에서 내국인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상생방안’ 마련을 주문했든데, 염두에 둔 방안이라도 있나.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제주로 전환되면서 JDC나 관광공사의 지정면세점은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면 위기가 닥칠 것이다. 백신여권, 트래블버블, 코로나 종식으로 해외여행이 회복된다면 국내 관광수요는 다시 해외로 이동되면서 지정면세점 매출하락이 예상된다. 면세점 사업 자체가 만만치 않은 영역이다. 면세사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 브랜드 협상력, 운영 경험이 필요한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파워브랜드 입점, 상품 확보 등에 있어 관광공사가 노하우도 없고 현재 공항에 있는 JDC면세점에 비해 입지적으로도 불리하다. 따라서 국가공기업인 JDC 면세점과 경쟁구조가 아니라 중문관광단지 내 지정면세점의 공항 이전이라던가 운영주체의 단일화 등 여러 가지 대안을 가지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오영희 의원. ⓒ제주의소리

Q. 문제는 지금도 제주도의 재정지원이 없으면 홀로 서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용역에서 새로운 수익사업 모델 제시는 없었던 건가.

용역안에 제시된 내용들은 재무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겠다는 내용보다는 도의 전출금이 매년 46억원씩 안정적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내용, 현재 운영 중인 지정면세점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만 치중된 측면이 있다. 면세점 경쟁력 확보방안은 공사 자체적인 자구노력보다는 면세점 제도개선에 치중됐다. 면세한도와 횟수를 상향시키는 경쟁력 확보방안을 제시했는데, 공사 자체적으로 제도개선이 어렵고, 제도개선을 추진하더라도 법 개정에는 4~5년 이상 걸리는 문제여서 당장 재무위기를 극복할 타개책으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Q. 제주도에 대한 재정의존도를 낮추고, 조직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은 절실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제안을 한다면.

지금 당장 공사가 벌여놓은 사업들부터 정리를 해야 한다. 신화월드에서 철수하면서 해결되지 않은 미수채권 104억원 문제, 100억원에 달하는 투자비가 들어갔지만 중단된 항만면세점, 활용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노형로터리 수익사업에 이르기까지 중단된 사업들을 향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방향설정이 우선돼야 한다. 무엇보다 공사가 수익사업을 하려면 종잣돈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150억원의 납입자본금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관광공사가 도청의 하부기관이 아닌 제주관광의 컨트롤타워로서 위상 정리가 시급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와 관광공사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은숙 사장이 취임한지 10개월이 되어간다. 이제는 민간기업 홍보전문가로 일했던 노하우와 역량, 리더십을 통해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경영진단과 조직개편을 단행한 만큼 직원들의 동기 부여와 사기진작을 위한 인센티브 지원과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도의 재정지원만을 바라보지 말고, 자체적인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을 우선해야 한다. 관리감독 권한을 지닌 제주도 관광국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예산지원만 할 게 아니라 코로나19 시대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공사의 자율권도 보장해주고, 잘못하면 책임지게 하는 구조로 개선될 수 있도록 관리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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