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이왓’ 땅에 희망의 씨앗 심기...8일까지 모집

2021 예술로 제주 탐닉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포스터. 제주민예총은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200평의 땅에 동광마을 주민들과 함께 조를 경작하고 전통주를 빚을 참가자를 8일까지 모집한다.

제주민예총은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200평의 땅에 동광마을 주민들과 함께 조를 경작하고 전통주를 빚을 참가자를 8일까지 모집한다.

올해 5회째를 맞이하는 2021 예술로 제주 탐닉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후원, 제주민예총(이사장 이종형)과 탐라미술인협회(회장 강문석)의 공동주관으로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에서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로 개최될 예정이다.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은 지난 70여 년 동안 죽어 쓸모없는 땅으로 방치되어 있던 ‘무등이왓’ 땅에 희망의 씨앗(좁씨)을 뿌리고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 고통의 시간을 희망의 시간으로, 죽음의 공간을 삶의 공간으로 바꾸어냄으로써 동병상련(同病相憐)에서 동병상원(同病相願)을 실천하기 위한 예술행동이다.

참가자들은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200평의 땅에 동광마을 주민들과 함께 조를 경작하고, 전통주를 빚는다.

빚은 전통술은 큰넓궤에서 보관 후 2022년도 4.3위령제 제주(祭酒)로 사용하고, 4.3유족과 한국 및 세계인권단체에 동광마을 주민과 자녀, 2021 예술로 제주 탐닉 참가자의 이름으로 전달 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세가지 실천 △‘잃어버린 마을’에 희망을 심고 가꾸는 ‘땅살림’ △과거와 현재가 대화의 지평을 만들어나가는 ‘항살림’ △과거와 현재가 대화의 지평을 만들어나가는 ‘궤살림’으로 구성된다.

4.3 당시 중산간 마을에 소개령이 내려졌다. 사람은 쫒겨났고, 가옥은 불태워졌다. 4.3이 끝난 이후 마을 재건이 시작되었다. 많은 마을이 재건에 성공했다. 하지만 재건에 실패한 마을 또한 100여 곳이 넘는다. 이를 ‘잃어버린 마을’이라 부른다.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은 잃어버린 마을 중 하나이다. ‘무등이왓’ 지경 200평의 밭에 희망의 씨앗(좁씨)을 뿌리고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 ‘땅살림’을 시작한다.

조는 보리와 더불어 과거 제주인의 삶을 지탱해준 중요한 곡식이다. 벼농사가 어려웠던 제주에는 오래전부터 쌀 대신 조로 술을 빚었다. 그리고 이 술을 제사상에 올리는 것을 예의로 생각해왔다. ‘무등이왓’에서 경작한 조를 재료로 4.3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조상님께 드리는 술을 빚는다. 술은 ‘항’에서 빚어지기에 ‘항살림’이다. ‘항살림’은 조상님과 우리, 과거와 현재가 만나 대화의 지평을 만드는 시간이다.

4.3 당시 토벌대에 쫒긴 동광 사람들은 ‘큰넓궤’(동굴)에서 50여 일을 숨죽이며 살았다. 동광 사람들에게 ‘큰넓궤’는 삶과 죽음, 그 기로의 시간이며, 공간이었다. ‘궤살림’은 동광 사람들이 ‘큰넓궤’에 들어갔던 12월에 맞춰 술을 들이고 숙성시키는 시간이다. ‘큰넓궤’에 들어갔던 동광 사람 100여 명 중 현재 홍춘호 할머니 한 분만이 생존하고 계시다. 제주와 동광, 그리고 4.3의 희망을 위해 홍춘호 할머니께서 손수 ‘동병상원’의 문을 연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는 10일부터 12월 11일까지 총12회에 걸쳐 동광리 무등이왓 일대에서 진행된다. 

참여강사와 단체로 홍춘호 할머니를 비롯해 동광리 삼촌들, 김수열 시인, 고원종 도예가, 고광민 제주민속학자, 한진오 극작가, 김동현 문학평론가, 민요패소리왓, 탐라미술인협회 등이 참여한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선착순 20명을 받는다. 참가 신청은 구글 신청서(https://lrl.kr/d2vM)로 하면 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