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대에서 발견된 다양한 조류들.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대에서 발견된 다양한 조류들.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구성된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성산사람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성산읍 일대 생태환경 자료를 공개하면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부 부동의를 촉구했다. 

성산사람들은 2019년부터 2년간 진행한 4차례 전문가 조사, 수십차례 지역조사를 거친 ‘성산지역의 생태환경(조류를 중심으로)’을 8일 공개했다. 

이들은 성산읍 일대에서 직접 촬영하거나 녹음한 법정보호종 조류만 29종에 달한다고 밝혔다. 

매와 팔색조, 긴꼬리딱새, 황새, 검독수리 등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성산 일대에서 발견돼 성산의 바다와 오름이 대체불가한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식물과 곤충, 파충류 등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음에도 맹꽁이와 비바리뱀, 전주물꼬리풀, 왕은점표범나비 등 보호종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대에서 발견된 다양한 조류들.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대에서 발견된 다양한 조류들.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두산봉과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등에서 서식하는 매가 대수산봉과 대왕산을 오가면서 사냥했고, 맹금류가 고도 200~300m 이상 높이에서 날아 비행기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성산사람들은 “제2공항 예정지 여러곳에서 맹꽁이 서식지도 발견됐다. 국토교통부는 대체서식지를 언급하기에 앞서 29종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밝혀야 한다”며 “새들의 행동반경이 넓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생각이라면 생태계에 대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 피해지역주민으로서, 도민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임에도 현행법을 운운하면서 공개하지 않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대에서 발견된 다양한 조류들.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대에서 발견된 다양한 조류들.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제공.

성산사람들은 “환경부는 우리나라 생태환경을 지키는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야생돌물의 서식지를 파괴한 결과를 인류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는데, 공항으로 숲을 파괴하는 어리석음에 환경부는 동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성산사람들은 “환경부가 제 역할을 포기하면 기후위기에 우리나라 미래는 더 암울해진다. 지역 주민으로서 끝까지 지켜보면서 성산 일대 소중한 자연을 지키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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