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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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역대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에 민감한 제주도가 입도객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2일 0시부터 서울과 경기도, 인천에서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고 25일 밤 12시까지 2주간 시행에 들어갔다.

수도권은 오늘(12일)부터 오후 6시~이튿날 오전 5시까지 3인 이상 모임이 전면 금지된다. 퇴근이나 업무 이후 사실상의 외부 활동을 금지하는 초유의 조치다.

오후 6시 이후 친구나 동료라도 3명 이상 버스나 택시 탑승이 불가능하다. 지인 4명이 산에 올랐다면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씩 따로 하산해야 한다.

전례를 찾기 힘든 일상생활 속 통제가 현실화되면서 여름철을 맞아 제주나 강원도로 떠나는 이른바 수도권 탈출 행렬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하루 3만명대 초반에 머물던 관광객이 4단계 격상 하루 전인 11일에는 3만7000여명으로 증가했다. 통상 제주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상대적으로 많은 입도객이 몰린다.

제주에 머물던 장마전선이 일시적으로 물러나고 여름 휴가철 분산정책까지 겹치면서 이번주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 있다.

지난 휴일(4일) 제주공항 기점 433편이던 항공편도 어제(11일)는 477편으로 10% 가량 늘었다. 평일인 오늘도 출발 247편, 도착 246편 등 493편의 항공편이 계획돼 있다.

숙박업소와 렌터카 예약도 서서히 증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반대로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많이 받는 방역 부서는 코로나19 유입 저지가 또 다른 고민거리다.

제주는 관광객 등의 여파로 수도권 확진자가 늘면 덩달아 확산세가 거세지는 경향을 보인다. 외부 요인이 지역 내 확산으로 전파 흐름을 보이며 n차 감염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상존한다.

실제 4월 확진자 87명 중 71.2%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을 방문하거나 타 지역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였다. 반면 5월 확진자 328명 중 92%는 도민으로 감염 흐름이 지역사회로 바뀌었다.

제주도는 공항과 항만의 발열 검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확진자를 사전에 차단하기에는 제한적이다. 2020년 3월30일 이후 제주공항에서 발열검사로 확진자를 걸러낸 사례는 49명에 불과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오늘 오전 열린 주간정책조정회의에서 수도권 4단계 격상과 관련해 “전국적인 방역 위기를 예의주시하면서 제주도의 방역체계·단계를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수도권 이동제한에 따른 입도객 감소와 탈출 러시로 인한 입도객 증가, 두 가지 가능성에 모두 대비할 것을 방역 부서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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