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아름답다'의 의미를 찾으며…

‘ 아름답다. ’

이 단어의 의미를 확인 하고 싶어졌다. 늘 쓰던 단어인데도 갑자기 낮설어져서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먼저 친절한 내 친구 네이버에게 물어봤더니.

 <아름답다 [형용사]

1.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

2. 하는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하다. > 이렇게 대답한다.

또, 다음에도 물어봤다.

<아름-답다〔-따〕[~다우니·~다워] [형용사][ㅂ 불규칙]

1. (빛깔·소리·목소리·모양 따위가) 마음에 좋은 느낌을 자아낼 만큼 곱다(예쁘다).

2. (하는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하다. 착하고 인정스럽다.> 이렇게 대답한다.

국어사전을 뒤졌더니,

<아름답다. 1. 예쁘고 곱다. 2. 사물의 됨됨이가 기쁨과 만족한 느낌을 줄 만하다.> 이렇게 쓰여져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아름답게 만들어 관광객이 찾아 올 수 있는 명물로 만들겠다고 했다 한다. 해군기지를 아름답게 만든다 ?,

군사기지가 마음에 좋은 느낌을 자아낼 만한가?,

훌륭하고 갸륵한가?,

전쟁과 죽음, 그리고 긴장을 전제로 한 군사기지가 아름다울 수 있는가 ?

나는 7년째 관광을 일로하고 있다. 제주는 정말 아름다운 곳임에 틀림없다. 7년 동안 내가 만난 모든 관광객들이 제주도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라 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관광객들에게 내 놓으며 제주를 바로 보여주고 싶었다. 탐라국 개국 신화에 나오는 평화로운 이야기, 펄펄 끓어 흐르던 화산이야기, 무속신앙에 나오는 신들의 이야기,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어우러 살았던 제주인들의 삶의 이야기, 섬의 수평적 공동체 이야기, 발길 닿는 곳곳에 서려있는 설화 이야기들, 모두모두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아름답다. 더구나 척박한 환경에서 조그만 것도 나누고 서로 돕지 않고는 살 수 없었던 끈끈한 마을 공동체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제주의 참 모습이다.

이런 제주의 마을 공동체를 깨고, 소외와 죽음의 복선을 깔고 들어오는 군사기지는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오히려 침략이고 파괴일 뿐이다.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그와 더불어 살았던 제주사람들의 역사, 문화만이 관광객들이 진정 찾고 보고자 하는 보배이다. 진정 제주의 관광을 생각한다면 군사기지의 아름다운(?) 항만이 아니라, 해군기지 계획을 철회하고 진정 제주다운 모습을 보전하는데 힘을 기울여 줘야 하지 않은가?, 그래야 제주의 관광은 오래오래 아름다울 수 있다.

제주에서 관광 일을 하는 한사람으로서 이 깊은 밤에 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싶고, 그들은 그 아름다움 속에서 쉬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세대에도 제주의 훌륭하고 갸륵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 고제량 님은 역사문화기행 전문여행사 '이야기제주'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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