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운영위원회, “공직자 기강해이·일탈행위 도 넘었다” 공직쇄신·엄벌 주문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대권행보로 인한 도정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고, 공무원들의 공직기강 해이, 일탈이 역대급이라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안창남 의원(문화관광체육위원장)은 7월14일 ‘2021년도 제주도의회 연간 의회운영 기본일정 변경안(4차)’ 협의가 끝난 뒤 허법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을 상대로, 음주운전 공직자의 승진 문제를 들면서 공직기강 해이의 단면이라고 질타했다.

[제주의소리]는 지난 7월9일자 단독 보도한 ‘코로나 비상시국 ‘음주운전’ 공무원…사실 숨기고 승진까지‘ 기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던 비상시기에 도청 공무원이 음주운전 후 사실관계를 감춘 사실과, 7월초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승진까지 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공직자들의 일탈 행위는 이뿐만 아니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최근 지역 내 집단감염의 발원지 중 한 곳인 유흥주점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안창남 의원은 “음주운전 공무원이 정기인사 때 승진했다. 과연 인사부서에서 이를 몰랐을까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 감사위원회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조사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코로나가 확산되는 비상시기에 공무원이 룸살롱에 가서 술 먹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법률에 따르지 않더라도 도민 눈높이에 맞춰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허법률 실장은 “공무원들의 일탈행위로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감사위원회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허법률 실장은 또 “지난 월요일 지사께서 주간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같은 사안에 대해 공직기강 쇄신방안을 만들라는 지시가 있었다. 재발방지를 위해 강도 높은 쇄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잇단 공직자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비판은 결국 원희룡 지사를 향했다.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은 “제2공항, 코로나, 4.3 배·보상 후속조치 등 현안이 정말 많은데 도지사는 대권행보에 올인하고 있다”며 “도정공백을 우려해 의회에서도 여러 건의를 하고 있는데, 도의 대책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허법률 실장은 “지사께서 아직까지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퇴 등) 상황변화에 대비해 준비는 하고 있다”면서 “도-의회 정책협의회도 있지만 의회에서 의견을 주면 호응해서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길호 의원(농수축경제위원장)은 “지사가 불출마 선언은 했는데, 사퇴와 관련해 공식 언급한 것이 있느냐”고 물은 뒤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호사가들, 도민사회에서는 컷오프 때문에 (사퇴발표를) 늦춘다는 둥 말들이 많다. 지금이라도 도지사께서 (입장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허법률 실장은 “무슨 뜻인지 잘 알겠다. 지사께 잘 정리해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양영식 의원(보건복지안전위원장)도 “코로나19 확산세를 보면 8월, 9월까지도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이 콩밭에 간 지사께서 도정에 매진할 수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허법률 실장이 “지사께서 도정만큼은 소홀함이 없도록 챙기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답변하자, 양 의원은 “그렇다면 임기는 채우겠다고 선언을 하던지”라고 쏘아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